사해(死海)는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국경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면적은 932㎢다. 염분 농도가 보통 해수의 6배나 되는 25%여서 생물이 살지 못한다. 왜 이토록 짠 지는 미스터리다.
사해의 남쪽 소돔(sodom)은 저주받은 땅이다. 타락으로 물든 이단의 도시 소돔을 하나님이 불과 유황으로 멸망시켰다는 곳이다. 북서쪽 쿰란지역 동굴에서는 1947년 히브리어로 된 성서가 발견됐다. BC 3세기~AD 1세기 경으로 추정되는 ‘이사야서’의 고사본은 신·구약 성서의 중간시대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이를 ‘사해의 문서’라고 한다.
염분 농도가 높은 사해는 이 때문에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염화마그네슘, 염화나트륨, 염화칼슘 등이 무진장하게 매장됐다. 이스라엘은 이같은 원료를 베르셰바 등 화학공장에서 정제, 주요 수출품으로 수출한다.
그런데 사해 수면이 해마다 약 1m씩 내려간다. 사해로 흘러드는 요르단 강물을 주변국들이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마구 쓰기 때문이다. 이래서 나온 것이 운하건설이다. 사해에서 이집트쪽 홍해를 잇는 166㎞의 운하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돈이다. 운하 건설은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평화협정 체결 당시부터 말이 나왔지만 50억달러(5조원 가량)의 공사비가 문제였던 것이다.
한데, 근래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대기업체 세 군데서 공사비 부담을 자청하고 나서 운하건설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 중엔 사해의 광물자원을 정제해 수출하는 업체도 있다. 물론 투자에는 돈벌이 속셈이 따로 있다. 사해 주변을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운하의 바닷물 일부의 담수화로 연간 10억㎥의 생활용수가 생기게 되어 주변국의 기대가 크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등지에도 공급, 이들이 겪고 있는 물 부족량의 30%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랍어는 사해를 ‘바아렛 루트’(Bahret lut)라고 한다. ‘운명의 바다’라는 뜻이다. 저주받은 소돔의 도시 사해에 운하가 건설되면 이스라엘과 아랍 간 평화의 가교가 될 것이다. ‘운명의 바다’란 어쩌면 이를 예시한 것인지 모르겠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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