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CF에서 몸짓 따온 첫 '로토스코핑' 영화
(연합뉴스) 탤런트 김혜자가 애니메이션에 출연했다고?
아마 김혜자 본인도 모를 듯한 이 같은 사실은 12일 개봉하는 로토스코핑 영화 '그녀는 예뻤다'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로토스코핑(Rotoscoping)은 실사로 촬영한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바꾸는 기법으로 '그녀는 예뻤다'는 한국 영화 중 처음으로 이 기법을 이용해 만들었다. 영화는 실사영화의 화면에 프레임별로 색깔을 입혀 애니메이션으로 옷을 갈아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9일 제작진에 따르면 김혜자는 이 영화에 얼굴이나 목소리가 아닌 몸짓으로 등장한다. 로토스코핑 영화는 모든 장면에서 실제로 찍은 화면이 필요한데 이 영화의 최익환 감독은 기존의 영화나 CF에서 일부 '몸짓'을 빌려왔다.
이 영화에서 김혜자가 나오는 장면은 강성진이 연기하는 주인공 태영의 상상신이다. 태영은 한때 아프리카에서 외교관으로 일하는 꿈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다.
제작진은 태영이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안고 있는 장면을 김혜자가 아프리카에서 촬영했던 한 CF에서 따왔다. 김혜자의 움직임을 참고한 뒤 강성진의 얼굴을 그려 넣는 방식으로 이 장면은 완성됐다.
영화에는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애니스톤도 '특별출연'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성훈(김진수)이 인천공항에서 이상형인 제니퍼 애니스톤을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한국인 연기자가 금발 분장을 하고 제니퍼 애니스톤의 대역을 맡아 촬영한 뒤 이를 토대로 로토스코핑 작업을 거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에는 특히 불에 탄 뒤 복원 중인 숭례문의 모습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성훈이 대기업에 출근하는 장면의 배경에는 숭례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여고괴담-목소리'를 연출한 최익환 감독의 2번째 장편영화인 '그녀는 예뻤다'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30대 친구 3명이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바람둥이 일권(김수로)과 로맨티스트 성훈은 태영이 못잊고 있는 첫사랑 연우(박예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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