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토마토는 이상 없다’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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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토마토 공포’가 확산 중이라고 외신이 전한다. 토마토 공포의 근원은 4월 중순 이후 미 전역에서 살모넬라균 증독 증세를 보인 167명의 환자들이 모두 똑같은 유전자 지문을 가진 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문제가 증폭됐다. 이 중 최소 23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게다가 지난주 멕시칸 식당에서 토마토 요리를 먹은 67세 노인이 숨지자 공포는 급속히 확산됐다. 숨진 노인의 직접 사인은 지병인 암이었지만, 토마토 음식을 먹고 일으킨 살모넬라균 중독이 병세를 악화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 식품의약국(FDA)은 살모넬라균의 진원지를 찾아내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 이번 식중독 사태가 토마토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 보건 당국은 아직도 살모넬라균의 정확한 감염원을 찾지는 못했지만, 붉은자두 등 3개 토마토 품종, 그 중에서도 미 남부지역 생산 토마토에서 문제의 균이 나왔다는 쪽으로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조지아, 하와이, 노스 캐롤라이나, 텍사스, 테네시, 캐나다, 푸에르 토리코 등지의 토마토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하지만 토마토가 살모넬라균 감염의 원인이라는 보건 당국의 추정이 나오자 미국내 거대 식품 체인점과 레스토랑 등이 토마토 음식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토마토는 감염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을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가 내놨다. 노지에서 재배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의 98%가 시설재배(하우스)로 생산되며 대부분(99% 이상)이 흙 표면에 비닐을 씌우고 지주를 세워 재배, 병원균 오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가공용이나 요리용으로 재배되는 미국산 토마토는 약간의 충격만 받아도 꼭지로부터 떨어져 오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 토마토는 익어도 꼭지에서 잘 안 떨어져 반드시 따서 수확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올해 미국산 토마토가 수입된 적이 없다”고 밝혀 안심은 되지만 쇠고기 등 미국산 들이 왜 이렇게 한국인들의 애를 태우는지 걱정이 크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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