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수애는 모든 남성의 첫사랑"

베트남전 소재 신작 '님은 먼 곳에' 7월24일 개봉

(연합뉴스) "수애는 모든 남성의 첫사랑인 어머니의 DNA를 가진 배우입니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새 영화 '님은 먼 곳에'의 주연으로 수애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배경인 1971년의 젊은 여성은 지금 우리네 어머니들"이라며 "현존하는 여배우 중에 모든 남자의 첫사랑인 어머니 같은 모습을 지닌 배우는 수애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님은 먼 곳에'는 시골 마을에 사는 새댁 순이(수애)가 남편(엄태웅)의 참전 소식을 뒤늦게 듣고 무작정 남편을 찾아 정만(정진영)이라는 남자를 따라 베트남 위문공연단에 합류하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언덕 아래 군 부대를 배경으로 미니스커트 입은 여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사진을 봤는데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이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어 영화를 만들게 됐고, 비슷한 앵글의 장면이 영화에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데 대해 "수세기 동안 역사는 남성중심이었고 영화나 문학도 남성적 입장을 표현해왔다"며 "그러나 여성 입장에서 보면 다 총들고 설치는 사람들일 뿐이므로, 전쟁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객관적 시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수애는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많았던 데 대해 "원래 몸치에 음치였는데 2개월간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말했으며 이날 제작보고회의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미화가 즉석에서 노래를 요청하자 '님은 먼 곳에'의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수애는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 내가 감히 이 역을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웠다"며 "처음부터 완성돼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촬영하면서 하루하루 몰입하며 만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정해진 예산을 넘기지 않는 감독으로 정평이 난 이준익 감독은 순제작비 60억원에 전쟁영화를 찍은 데 대해 "시나리오 쓸 때부터 앵글 안에서만 화면을 만드는 데 충실하고 그 밖의 '누수'는 배제해 효율성을 살린다"며 "공동 제작을 도운 미국 제작팀이 할리우드의 6천만달러짜리 영화 같다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왕의 남자'로 1천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이 감독은 '님은 먼 곳에'의 예상 관객수에 대한 질문에 "영화에서는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균형이 잡혀야하지만 최근에는 지나치게 경제적 가치에 몰두하는 것 같다"며 "영화는 기록 경쟁이 아니므로 숫자에 집착하는 습성을 자제했으면 한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감독의 모든 작품에 출연해온 배우 정진영은 "감독님은 늘 재밌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므로 의미있는 여행이 된다"며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음엔 어떤 것을 만들까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정진영은 배우이기 이전에 뜻을 같이 하는 동지"라고 강조했다.

'님은 먼 곳에'는 내달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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