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는 ‘안 터지는 로또’

김문수 도정 스타일은 ‘안 터지는 로또형’이다. 대박을 터뜨리고자 하여 대박꺼리만 좇기에 바쁘다. ‘한·중 해저터널’을 말하더니 ‘서해권 한·중 지자체교류’를 또 들고 나왔다.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국내 서해안 5개 광역자치단체와 중국연안 7개성(省 )으로 구성하는 ‘5+7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서해권’이라는 타이틀 부터가 틀렸다. 한반도에서는 서해지만 중국 대륙으로 보아서는 동해다. 서해연안의 국내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 얼마나 호응할 것인지 잘 알 수 없지만, 중국의 7개성이 나타낼 반응은 더욱 의문이다. 중국은 김 지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패권주의 대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5+7협의체’를 만들어 뭘 할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 말이야 누구든 번지레하게 할 수 있다.

동탄신도시와 서울 강남을 연결하는 대심도 전철을 말했다. 좋긴 하지만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다. 광교신도시도 행정타운 조성, 학교 부지 등 갈수록 누수되는 게 많아 말대로 명품이 되긴 어려울 것 같다. 선거공약인 뉴타운사업, 사통팔달 뻥 뚫린 도로망 등은 벌써 실종됐다.

지난달에 가진 국제보트쇼와 요트대회는 무려 120억원을 쏟은 흥행이다. 손익결산은 미궁이다. 분명한 것은 보트쇼 지원 방송사에 준 막대한 보조금으로 방송사 드라마에 어촌계장역의 단역을 김 지사가 깜짝 출연한 사실이다.

큰 건(件)만을 찾는 상습벽을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공사로 대통령이 되는데 재미 본 것을 닮으려고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은 대운하 바람에 혼줄이 났다.

범사를 다루는 것이 서정(庶政)이다. 범사는 가볍게 보고 ‘안 터지는 로또’에만 열중해서는 그렇게 허둥대다가 임기를 끝낸다. 대박도 대박 나름이다. 인력 낭비다. 말이 안 되는 큰 건수에 말 포장을 입히느라고, 연구다 토론이다 세미나다 해가며 아랫 사람들을 다구치는 행정력 낭비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객관화되지 않은 도지사의 임의는 정책이 아니다.

도정의 종합평가 점수가 10점 만점에서 5.666점이다. 어느 여론조사 결과다. 합격인지, 낙제인지는 독자가 판단할 몫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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