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 앞장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대표적 채식주의자다. 1987년의 6·10항쟁 때 항의단식 후 회복 과정에서 야채와 생식의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강 의원은 이후 줄곧 채식으로 살고 있다. 채식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육상동물의 고기를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는 다시 비건(vegan)과 베지테어리언(vegetarian)으로 나뉜다. 비건은 우유, 달걀은 물론 벌꿀조차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다. 베지테어리언은 이들 음식까지만 섭취하되 고기는 안먹는다. 국내 채식주의자는 전체 인구의 1%인 50만 명에 가깝다. 한국채식연합의 통계다.
여기엔 승려 등 종교인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30% 정도가 비건이고, 나머지는 베지테어리언이다.
인간은 잡식동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기본바탕은 채식이며 이를 거스른 결과 질병 등 온갖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채식주의자들은 주장한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앨런 워커 인류학 교수는 인간은 원래 채식동물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손톱과 발톱을 근거로 댄다. 육식동물은 다른 동물을 붙잡아 찢어야 하기 때문에 한결같이 발톱이 길고 날카롭게 구부러져 있다. 낱카로운 송곳니가 발달했다.
그러나 채식동물은 대체로 평평하다. 곡물이나 과일을 갈거나 부술 필요가 없어 맷돌 모양의 어금니는 갖고 있지 않다. 소화액 분비에서도 육식과 초식은 분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초식은 식물성 탄수화물의 소화를 위해 타이알린이라는 효소를 입에서 침으로 분비하는데,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반면 육식은 이를 분비하지 못한다. 대신 육식동물은 위에서 초식동물보다 10배나 강한 염산을 분비한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여파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사실 우리 민족은 고기에 별로 익숙하지 않았다. 명절이나 생일 때 고기를 먹었을 뿐 보통 때는 곡물 음식 중심으로 영양분을 섭취했다. 초식동물처럼 살아왔다. 국민소득 증가로 육식의 비중이 커졌지만 이 영향으로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자가 전에 없이 늘어났다.
소수이긴 하지만 채식주의자가 ‘촛불 시위’에 참여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 크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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