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였을까. 당시 2학년 이었던 동생이 저수지 뚝방 부근에서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다가 허우적 거리고 있는데 발만 동동 구르고 안타까워 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을 회상하게 된다.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강과 바다, 계곡 등지에서의 과거 단순한 물놀이 문화에서 벗어나 수상스키, 래프팅, 윈드서핑 등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 그만큼 인명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안전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영 미숙, 음주 후 무모한 수영 등 안전수칙을 무시한 행동에서 비롯되고 있어 다음의 물놀이 10대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사고없는 휴가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선,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상식적인 것으로 수영을 하기 전에는 손, 발 등의 경련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물에 처음 들어가기 전 심장에서 먼 부분(다리, 팔, 얼굴, 가슴 등)부터 물을 적신 후 들어가야 한다. 또한 수영도중 몸에 소름이 돋고 피부가 당겨지는 느낌이 들 때에는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물의 깊이는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깊어지는 곳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구조경험이 없는 사람은 안전구조 이전에 무모한 행동으로 일을 그르쳐서는 안된다. 물에 빠진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탈진하거나 같이 변을 당하는 경우가 이런 이유에서다.
주변의 지형지물 또는 구조가 가능한 도구를 찾아보고,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119 신고 등 도움을 청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주위에 소리쳐 알리고 구조에 자신이 없으면 함부로 물속에 뛰어들지 않아야 한다.
‘과신은 금물’이라는 말이 있다. 수영에 자신이 있더라도 가급적 튜브, 스티로폼, 장대, 낚싯대 등 주위의 물건들을 이용한 안전구조가 더 효과적이며,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때나 몹시 배가 고프다거나 식사 직후에는 수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의 수영능력을 과신하여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시간 계속 수영하지 않아야 하며 호수나 강에서는 혼자 수영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렇듯 상식을 벗어나 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때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밖에 래프팅, 수상스키 등 레저활동을 할 경우, 갯벌체험을 하거나 파도가 있는 곳에서 수영할 때, 수초에 감겼을 때, 보트를 탈 때 등 장소별, 상황별 물놀이 주의사항 및 대처요령이 담긴 ‘물놀이 안전 매뉴얼’을 반드시 숙지하여 편안하고 안전사고 없는 여름휴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관계기관은 ‘물놀이 안전 매뉴얼’에 대한 지속적인 국민 홍보, 초·중·고등학생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물놀이 안전관리기관에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박규복 군포소방서 예방과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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