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복무기강 다잡아야

구재원 <안산 주재 차장>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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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운전을 하던 불법체류 외국인이 경찰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대기하던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풀고 유유히 경찰서를 빠져나와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의 복무기강을 다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건 당일은 신임 경찰서장이 부임하는 날로 경찰은 “업무보고 등으로 분주해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8시10분께 안산단원경찰서는 관내인 단원구 선부동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었다. 때마침 동료의 승용차를 몰고 이 곳을 지나던 불법체류자인 우즈베키스탄인 C씨(35)가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C씨가 불법체류 외국인임이 확인됨에 따라 조사를 벌인 뒤 강제출국 시키기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변을 넘기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C씨를 수갑에 채워 사무실에 대기 시켰다. 그러나 경찰서에 대기하고 있던 C씨는 15일 오전 7시30분께 직원들이 사무실을 비운 사이 수갑을 풀고 경찰서를 빠져 나가 유유히 사라졌다.

이 사건과 관련 불법체류 외국인이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어떻게 풀 수 있었는지, 불법체류자가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는데 경찰관이 사무실을 비울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

또한 경찰은 불법체류 외국인이 경찰서를 빠져 나갔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수시간이 지나도록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경찰은 달아난 C씨를 검거하기 위해 검찰의 지휘를 받아 C씨가 일하던 공장 등지를 상대로 재검거를 위한 탐문 수사를 벌이는 등 뒤늦게 법석을 떤 뒤 사건발생 사흘만에 재검거하는 성과(?)를 거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안산시에는 4만여명에 육박하는 외국인이 생활하고 있으며, 많은 불법체류자들이 머물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무적차량(일명 대포차) 등을 운전하며 내국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이번 불법체류자 도주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불안감과 함께 경찰의 신뢰도를 의심하고 있다.

/kjwoon@kgib.co.kr

구재원 <안산 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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