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선수촌의 투혼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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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제10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대회부터다. 제11회 올림픽대회에서는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일본 선수로 기록됐다.

기미가요가 흘러나오는 순간 월계관을 눌러 쓴 손기정 선수가 고개를 떨구며 월계수로 가슴팍의 일장기를 가리는 사진은 그때나 지금이나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대회는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이다. 58개 참가국 중 24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금메달을 처음 목에 건 선수는 베를린 올림픽 이후 28년 만인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 참가한 양정모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해방 31년 만의 쾌거요, 건국 28년 만의 개가이며, 1948년 런던 올림픽 처녀 출전 이래, 숙명의 달성이요,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마라톤에서 우승한 이후, 실로 40년 만에 맛보는 국민적 감격”이라고 흥분했다.

제23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대회에선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7개를 따내 140개 참가국 가운데서 10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서울에서 개최된 제24회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종합 4위라는 기적에 가까운 위업을 달성했다. 이어 4년 뒤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 손기정 선수의 한, 겨레의 한을 한꺼번에 해소하는 쾌거를 올렸다.

총 28개 정식 종목에서 302개의 메달을 놓고 205개국, 1만500명의 선수가 각축을 벌이는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에 우리나라는 25개 종목에 출전한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베이징행 티켓을 획득 남녀 핸드볼, 수영의 박태환, 역도의 장미란, 남자 체조의 양태영 선수 등이 금메달을 노리는 가운데 태권도, 양궁, 유도 등에서 많은 메달 획득이 기대된다.

종합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밤낮 없이 땀흘리는 태릉선수촌의 투혼이 여름 날씨보다 더 뜨거울 때 김문수 경기지사가 그제 태릉선수촌을 방문, 경기도 소속의 국가대표선수단을 격려했다. 김 지사의 격려가 선수들의 메달 획득에 큰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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