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유키 구라모토 내한 연주회

심금울린 피아노 선율… 뉴에이지 대가 멋진 무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맑고 순수한 영혼의 음으로 건반위에 풀어놓는 뉴에이지의 대가 ‘유키 구라모토’가 지난 6일 안산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내한 연주회를 가졌다.

‘Memory of love’를 주요 테마로 구성된 이번 연주회는 국내 미발표 앨범 수록곡인 ‘On A Sentimental Snowy Day’, ‘Forest’, ‘Le Seine At Dusk’, ‘Taking A Ship’을 포함 모두 22곡의 주옥같은 곡들과 앵콜곡인 ‘사랑의 기억(드라마 주몽 OST테마곡)’등이 청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안산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유키 구라모토 아세요?”

동양의 작은 거장은 능숙한 한국어 솜씨를 뽐내며 첫 곡 ‘Timeless Love’로 연주의 테잎을 끊었다. 마에스트로의 손 마디는 천천히 건반 위를 흐르며 새벽 이슬같은 맑은 음감으로 ‘영원’이라는 동양적 감성을 청중들과 함께 나눴다. ‘Romance’외 다수의 곡들을 지나 미발표곡 ‘On A Sentimental Snowy Day’가 흘렀다. 곡은 심리적인 기복을 타고 빨간 단풍물이 들어버린 가을산의 정경과 새하얀 눈으로 장식된 겨울의 로맨틱한 광경을 담아냈다.

피아노 솔로곡이 끝나고 무대 위에는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아담한 앙상블을 이루며 ‘Love Song’, ‘Memory of Cinderella Time’으로 바이올린의 선율과 피아노의 절대화음을 들려줬고, ‘인상파’에서 영감을 얻은 미발표곡 ‘Scenery Of A Garden’이 플루트(박신애)과 오보에(정수임)의 공명과 함께 호기심 가득한 소녀의 눈망울의 반짝거림같은 선율을 무대 위에 조명했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2부에서는 달, 태양, 별을 테마로 한 미국 스탠더드 곡 ‘Fly Me to the Moon’, ‘Sunrise, Sunset’, 동화 속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노래한 ‘When You Wish Upon A Star’가 연주됐다. 인생은 항해와 닯았다는 그의 해설처럼 순탄치 않은 인생항로와 선상으로 대변되는 한정된 인생의 짧은 축복인 로맨스를 다룬 바르카롤풍(베네치아의 곤돌라 사공이 부르는 노래나 그것을 본뜬 기악곡 또는 성악곡 종류)의 ‘Lonely Sailing’과 플루트가 항해의 길잡이가 되어준 ‘Taking A ship’이 청중들을 영화 속 타이타닉의 한 씬으로 초대했다.

이어 ‘Le Seine At Dusk’가 초연됐다. 해질녘 어스름에 핀 물안개 속 세느강의 정경이 눈앞에 펼쳐진 것 같은 이 곡은 바이올린과 첼로의 현악의 무거움과 타점이 또렷한 피아노의 정확한 발란스가 조화를 이뤘다.

곧이어 무대에는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이석중이 유키 구라모토와 트윈을 이루며 감미로운 ‘Lake Louise’를 연주했고 라스트 곡인 ‘Tears For You’가 청중들의 심금을 울리며 공연의 마지막 음을 남겼다.

서정적인 영상 음악의 대가로 뉴에이지 선두주자의 음색과 숨결을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멋진 무대였지만 그의 레퍼토리인 ‘Romance’ 계열의 곡들외 미발표 곡과 초연곡은 4곡뿐이고 대다수가 기존 발표곡들로 구성돼 유키 구라모토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권소영기자 ks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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