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어린 딸, 홀어머니와 함께 소박하지만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던 트럭운전사 철민(유해진). 어느 날 심장이 약한 딸이 쓰러지며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는 것을 시작으로 좋지 않은 일이 잇따른다.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도박판에 끼어든 철민은 사기를 당해 트럭까지 빼앗길 처지에 놓인다. 아무리 항의를 해도 돌아오는 것은 조폭들의 주먹 세례 뿐.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조폭 보스의 살인 현장까지 목격하면서 그 역시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인다.
그에게 조폭들이 건넨 마지막 제안은 시체를 처리해주면 트럭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거절하면 그 역시 시체들과 같은 처지에 놓이는 상황. 철민은 울며 겨자먹기로 시체를 트럭에 실고 강원도로 향한다.
철민의 불운은 사실 이때부터 시작이다. 연쇄살인마를 쫓고 있다는 경찰관을 트럭에 태우게 된 것. 철민은 이 경찰관에게 차에 실은 시체가 들통날까 봐 조마조마하지만 사실 경찰관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잔인한 살인마 영호다.
스릴러 '트럭'의 매력은 시체를 운반하게 된 남자가 연쇄살인범을 차에 태운다는 흥미로운 골격에 있지만 패착은 이 매력적인 골격 위에 붙어있는 살들이 풍성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영화는 설익은 과일 같은 느낌이다. 좋은 줄거리에도 인물들의 대사는 지극히 평범하며 복선이 빈약해 크고 작은 반전들이 드러나는 순간의 임팩트도 약하다.
대사나 장면의 연출에도 상투적인 표현들이 넘쳐나 영화의 투톱인 유해진과 진구의 연기력이 드러날 공간이 별로 없다.
밤과 트럭, 그리고 트럭의 헤드라이트와 칼날의 핏빛 등 공포영화로서 매력적인 볼거리가 나올 여지는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뇌리에 남을 만한 화면이 많지 않다는 것 역시 아쉽다.
37회차 40여일간의 촬영, 17억원의 '아담한' 제작비 등 알찬 프로덕션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데뷔했던 권형진 감독의 2번째 장편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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