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풍성함이 가득한 가을 들녘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특히 고향 시골길 너머 드넓게 뻗은 논과 밭을 보고 있노라면 빌딩숲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한 방에 날릴 수 있을 터. 하지만 올 한가위는 짧은 연휴기간으로 인해 풍성한 가을들녘의 여유로움은 커녕 고속도로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로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다. 이에 귀성을 포기하거나 역귀성이 예년에 비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역귀성한 부모님을 위한, 고향을 찾지 않은 젊은세대를 위한, 찾을 고향이 없는 가족들을 위한 알토란 같은 공연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화성행궁, 전통예술공연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행궁 앞 광장에서는 한가위를 맞아 연휴 마지막날인 15일 하루동안 정조시대 국왕을 호위했던 장용영 군사들이 연마했던 무예 24기 시범공연을 비롯,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판굿과 함께 하는 무등놀이, 전통줄타기, 궁중무용, 판소리, 우리가락 배우기 등 전통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또 널뛰기, 윷놀이, 투호 등 민속놀이와 궁중종이꽃 만들기, 궁중음식 체험하기, 한지탁본, 도자기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도 이어진다. 문의 (031)251-4497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
효의 진정한 의미를 담은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가 한가위 연휴인 12일과 13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 무대에 오른다.
‘울고 넘는 박달재’는 충청북도 충주와 제천 사이의 험준한 고갯길을 배경으로 화류계에 빠져 살인누명을 쓴 어머니와 검사가 된 아들의 운명같은 만남, 그리고 애틋한 모정을 ‘울고 넘는 박달재’, ‘애수의 소야곡’, ‘타향살이’ 등 부모님들의 귀에 익숙한 가요와 함께 관객들에게 다가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인환, 양재성, 김진태 등 이 시대 최고의 명배우들의 열연과 구성지고 맛깔스런 연기·노래, 최고의 악단이 연주하는 환상의 음율, 그리고 발랄한 댄서들의 활기찬 율동은 극의 재미를 더해 준다. 12일 오후 4시·7시 30분, 13일 오후 3시·7시.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 (031)481-4000
▲성남시립국악단, 한가위 추석의 향연
성남시립국악단은 2008 한가위를 맞아 고향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한가위 추석의 향연’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판소리 5마당 중 가장 해학적이고 서민적인 노래 ‘흥보가’의 한 대목인 ‘흥보 박타는 대목’을 명창 안숙선이 느리게 시작해 빠르게 넘어가는 박타령과 중중모리 장단의 구성진 돈타령으로 장식한다.
이어 국악관현악 한가위를 위한 서곡 ‘회소곡’이 초연되는데 옛 여인들이 춤과 노래로 한가위를 즐겼던 한과 멋을 감흥으로서 풀어내며 가수 심수봉이 ‘비나리’, ‘사랑밖에 난 몰라’, ‘무궁화’ 등 가요를 부른다. 전석 5천원. 문의 (031)729-4810, 2983
▲국립국악원, 달맞이 굿
국립국악원은 풍년에 감사하고 안녕을 기원하며 한 해의 수고를 위로 받는 한가위를 맞아 궁중음악과 무용으로 추석다례를 구성한다.
또 향토민요부터 너도나도 손에 손을 잡고 둥근 달을 그려보는 강강수월래, 아찔한 줄타기 놀이도 신명의 풍물패와 함께 해 풍성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이 밖에 햅쌀로 빚은 ‘신도주’와 ‘오려송편’ 맛보기, 투호 경연대회, 승경도 놀이, 짚풀 공예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가족의 화목을 꾀한다. 오후 7시, 전석 5천원. 문의 (02)580-3300~3
/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집에서 즐기는 전통놀이>집에서>
한가위를 맞아 전통 문화공연을 관람 한 뒤 집에서 가족끼리 모여 전통놀이를 체험해 보자. 특히 집안에서 컴퓨터와 게임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전통놀이의 유래와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해 보면 옛 조상들의 심신단련법과 놀이를 통한 지혜를 깨닫게 된다.
◇윷놀이
▲유래= 윷놀이는 삼국시대에 이미 성행했으며 특히 부여족 시대에 5가지 가축을 5부락에 나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된 놀이로 전해지기도 하지만 정확한 기원이나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다. 윷놀이 용어는 도-개-걸-윷-모가 각각 돼지-개-양-소-말로 비유되는데 이는 부여의 관직명과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다.
▲놀이방법= 윷놀이의 말판은 한 쪽이 5밭씩으로 정사각형 또는 원형의 20밭과 중앙을 정점으로 하는 X자형(운형판은 +형)의 5밭씩 모두 29밭으로 구성된다. 4개의 윷을 던져 떨어진 모양에 따라 하나가 젖혀지면 도로 한 밭씩, 2개면 개로 두밭, 3개면 걸로 세밭, 4개가 모두 젖혀지면 윷으로 네밭, 4개 모두 엎어지면 모라 다섯 밭씩 이동하는데 이때 윷과 모는 한 차례 더 던질 수 있는 보너스가 주어진다. 모두 4개의 말을 사용해 4개가 모두 먼저 돌아 오는 팀이 승리한다.
◇자치기
▲유래= 조선의 향토오락에서 ‘척취(尺取)놀이’, ‘척타(尺打)’ 등으로 기록하고 있다. ‘자’와 ‘치기’의 합성어로 ‘자로 치는’ 놀이라는 뜻이 되겠지만 이 ‘자’는 길이나 높이를 재는 ‘자’가 아니라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놀 되 거리를 재어 점수를 삼는 기준으로 이 막대기를 자처럼 쓰기 때문에 ‘자치기’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놀이방법= 두 편으로 나누어 각각 공격과 수비 진영을 맡는다. 공격하는 쪽이 막대기를 쳐서 날리는데, 상대편이 이것을 잡으면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못 잡을 경우에는 상대편이 짧은 막대기를 주워 구멍으로 던지면 공격자가 다시 이것을 되받아 치고, 짧은 막대기가 떨어진 자리에서 구멍까지의 길이를 긴 막대기로 재서 자수가 많이 나오는 팀이 승리한다.
◇투호
▲유래= 투호는 본래 중국 당나라 시대에 성행한 놀이로 이후 고구려, 백제 때 궁중 상류사회와 여자들이 주로 즐겼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임금이 경희루에서 직접 즐기는 등 궁중과 조정의 고관들이 잔치 때 여흥을 즐겼다는 놀이로 전해지고 있다.
▲놀이방법=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양동이나 깊이가 깊은 항아리와 50㎝ 길이의 나무(화살)를 짝수(2,4,6개)로 준비한 뒤 일정거리(최소 3m 이상)를 두고 화살을 양동이 등에 던져 많이 넣은 팀이 이긴다. 팀 인원 또는 실력에 따라 거리를 차등하거나 화살의 개수를 늘려 가족간에 설겆이, 저녁식사 준비 등의 내기를 거는 것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잡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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