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스무살 처녀(허이재)는 사고사를 위장한 자살을 꿈꾸는 퀵서비스 아르바이트생이다. 어느 날 한 여자가 8살 난 소년(강산)을 한 남자의 결혼식에 '배달'해 달라는 의뢰를 한다.
남자는 소년을 도로 데려다 달라며 돈을 주고 처녀는 소년을 데리고 돌아가지만 여자는 자살한 뒤다. 여자의 유족들은 소년이 정식으로 양자로 입적되지 않은 고아라며 책임지기를 거부한다.
소년은 처녀에게 자신을 예전에 지냈던 고아원으로 다시 데려다 달라고 의뢰하고 둘은 고아원을 향해 길을 떠난다.
'하늘을 걷는 소년'은 스무 살 처녀와 여덟 살 소년의 성장담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은 이미 어른이 돼버린 소년이 아니라 세상을 비관하며 살고 있는 처녀다.
사람들에게 거부당하지만 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소년, 가족으로부터 상처받고 성장을 멈춘 젊은 여자라는 설정은 가족과 상처, 인생, 성장을 아울러 성찰하겠다는 영화의 주제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관습을 벗어나지 못한 설정과 예상 가능한 전개가 평이하게 이어져 큰 호소력이 없다. 또 영화에 짙게 드러나는 종교적 색채와 아직 여물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도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다만 소년 역을 맡은 아역배우 강산의 의젓하고 섬세한 연기만은 안쓰럽고 대견하다.
23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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