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故) 이수현씨의 실화를 그린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가 30일 개봉한 가운데 이 영화가 자수성가한 한 사업가의 숨은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어렵사리 막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현의인문화재단 설립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해 초 일본에서 열린 시사회에 일왕부부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갈채를 보내면서 큰 관심을 모았고 일본 박스오피스에서는 4주 연속 톱 10에 들며 흥행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국내 영화수입사들은 미국 블록버스터를 비롯한 다른 유명 외화에 비해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인의 이야기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이 영화의 국내 개봉은 차일피일 미뤄져왔다.
영화는 2년이 다 돼 가면서 세월 속에 묻히는 듯했지만 한 전자부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50대 사업가를 만나면서 늦게나마 국내 개봉의 기회를 얻게 됐다.
2001년 당시 고 이수현 씨의 선행에 큰 감명을 받았던 이동석(53.석전자 대표)씨는 연예계 지인을 통해 영화수입이 난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고인의 선행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영화수입에 과감히 10억원을 투자했다.
경제가 불황인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에 거액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씨는 고인의 아름다운 선행을 담은 영화를 모두가 함께 보며 타인과 가족에 대해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을 북돋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대부분의 영화수입사가 이 영화의 국내수입을 마다했던터라 이씨의 지원은 영화개봉까지 매우 큰 도움이 됐다.
이씨는 "요즘같은 경제위기 속에 단 몇명만이라도 이 영화를 보며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며 "영화투자금과 수익금은 내 생전 복지사업을 통해 사회에 모두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향이 강원도 화천인 이씨는 1970년대 서울로 상경해 서울 종로 세운상가에서 부품가게 종업원으로 고생하며 번 돈으로 자기 회사를 차린 자수성가형 인물로 향후 여러 복지사업을 통한 재산 환원도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한.일 무역전문가가가 돼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오른 고인의 선행은 오늘날 힘들어하는 청소년과 사회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꿈을 선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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