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식에 ‘졸업식 노래’가 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여 / 우리들도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재학생들이 부르는 1절에 이어 졸업생들이 2절을 부른다. ‘아우들 잘있거라 정든 교실아 / 선생님 우리들은 물러갑니다 /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 우리나라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3절은 재학생, 졸업생이 다 함께 부른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서 /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 우리들도 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
‘졸업식 노래’가 끝나면 재학생 대표의 송사가 있고 졸업생 대표의 답사가 이어진다. ‘졸업식 노래’는 지금의 초등학생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초등학교 졸업식 때도 불렀던 노래다. 다른 점은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날 졸업식 땐 으레 눈물바다가 됐던 것에 비해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가사가 난해한 초등학교 교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컨대 ‘청결재단’이란 게 있다. 숙성되지 못한 합성어다. ‘총준자제’란 말도 있다는데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지 지지대子도 종잡을 수 없다. ‘동지여’란 단어는 초등학생 정서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밖에 단일민족을 부각시켜 다문화 가정 시대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단일민족이라 하기엔 무리가 없지 않다. 예를 들면 고구려엔 말갈족들이 많았다. 중국에서 망명해오거나 건너와 국내 성씨(姓氏)의 시조가 된 이들도 적잖다. 그렇잖아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초등학교에서 소외당한다. 다문화시대에 적절치 않은 가사는 시류의 역행이다.
교가는 알기 쉬우면서 의미가 담겨야 된다. 인격 형성 과정에도 부합돼야 한다. ‘졸업식노래’가 바로 좋은 그 같은 노래다. 교가는 거의 평생 잘 잊혀지지 않는다. 잘못됐으면 고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가령 교장선생이 노랫말을 지었다 해서 못 고치는 체면치레는 교육이 아니다.
초등학생 스스로가 평소 잘 부를 수 있을 만큼 어린이들과 친근한 교가가 진정한 교가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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