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감정 연기가 안 되는 액션스타 터그 스피드맨(벤 스틸러)은 아카데미상 5번 수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커크 라자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B급 코미디에서 벗어나고 싶은 할리우드의 문제아 제프 포트노이(잭 블랙)와 함께 베트남전 블록버스터를 찍는 중이다.
신인인 감독은 톱스타들의 기싸움을 조율하지 못하다가 촬영 초반 제작비를 모두 날려 버린다. 감독은 영화사 사장 레스 그로스맨(톰 크루즈)에게 심하게 문책당하자 원작자인 클로버(닉 놀테)의 조언에 따라 지뢰밭인 정글로 배우들을 끌고 가 실감 나는 전투신을 찍기로 한다.
이때 현지의 마약 밀매조직이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배우들을 실제 미군으로 오인하고 공격한다. 배우들은 정말 영화 촬영중인 것으로 알고 폼 잡으며 전투를 벌인다. 여기에 터그의 매니저인 릭(매튜 매커너히)이 터그를 찾아 나선다.
벤 스틸러가 연출, 각본, 주연을 맡은 '트로픽 썬더'는 '코미디 블록버스터'라고 불러도 될 만큼 스케일 큰 코미디 영화다. 제작비 1억달러가 투입돼 하와이에서 촬영된 장면들에서 코미디로는 아깝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폭탄이 터지고 화염이 타오른다.
캐스팅 역시 화려해 대번에 눈에 띈다. 코미디 연기로는 정평이 난 벤 스틸러와 잭 블랙은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배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그는 흑인 역을 맡았다고 피부 이식 수술까지 한 뼛속까지 연기파인 배우 역을 시치미 뚝 떼고 연기했다.
유머 코드는 상당히 미국적이다. 과장되고 폭력적인 슬랩스틱 유머는 미국식 코미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헛웃음만 유발하기 쉽다.
다만 국내 관객에게 이미 익숙한 할리우드의 제작 상황을 풍자한 점이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독재자에 가까운 메이저 스튜디오 사장에게 휘둘리는 신인 감독, '포레스트 검프'나 '아이 엠 샘'에서의 열연을 꿈꿨다가 '정말 바보인' 연기를 펼쳐 놀림감이 된 육체파 스타 등 할리우드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웃음의 소재로 삼아 웃음을 준다.
11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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