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진부한 상상력…'4요일'

(서울=연합뉴스) 11일 개봉하는 영화 '4요일'이 자살에 접근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다. 영화는 '자살=사회악'이라는 전제 하에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추하고 무책임하게 그리는 데 집중한다.

누군가가 자살을 하러 모인 사람들을 응징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에서 일관되게 진행되는 사건이다. 영화에서 자살을 하러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허영과 오만으로 가득찬 사람들이다. 정작 피살 위기에 처하니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다.

거창하게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권리가 없다'는 말에 대한 논의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해도 영화는 그 사람들이 왜 자살을 결심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이미 자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영화의 상상력은 그래서 진부하고 빈약하다.

인터넷 자살 동호회에서 만난 11명의 사람들이 자살 도우미들과 함께 폐교에 모인다. 부상으로 은퇴한 전직 야구선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환자, 성적을 비관한 여고생, 사업에 실패한 가장, 음식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전직 모델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자살 방식과 도구까지 이미 정해놨다. 이들은 마지막 만찬을 하며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서로 가볍게 말다툼을 한다.

드디어 첫번째 자살 신청자가 목을 매는 순간, 11번째 순서를 배정받은 여자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 바닥으로 떨어진 것. 마침 첫번째 자살 신청자는 갑자가 밧줄이 풀려 자살에 실패한다.

술렁이는 사이 자살 도우미들은 갑자기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고 자살 신청자들은 한 명씩 사라져 죽임을 당한다. 막상 타살을 당하니 자살 신청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살려고 서로를 의심하고 도망을 치며 이기심을 보인다.

관람등급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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