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립여성합창단원들이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시의회가 단원 37명에게 지급되는 월정수당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들 여성단원은 그동안 월 17~22만원을 받았지만 내년부터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리 많지도 않은 단원수당은 교통비나 공연준비를 위한 치장에 쓰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여성합창단이 프로도 아니고 아마추어도 아닌 어정쩡한 단체에 머물거나 타 지역 사람들이 인적구성에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빌미를 들춰 수년간 지급돼온 수당에 메스를 가했다. 앞으로 ‘시립’이 아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른바 동아리로 운영하라는 것이다.
창졸간에 된서리(?)를 맞은 합창단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시의회가 ‘엎지른 물’을 주워담기엔 역부족이다. 그동안 여성합창단은 1995년 창단 이후 130여차례 공연을 하면서 시의 홍보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름의 관록을 인정받고 일신우실신(日新又日新)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송년음악회는 물론 수리산을 배경으로 한 숲속음악회나 주민 품속을 파고 들었던 찾아가는 음악회에서 여성합창단원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여성합창단이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여성단원들은 아직도 교통비 수준이었던 수당을 과감히 없앤 시의원들의 속내를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기자회견에서 “소비성도 낭비성도 아닌 수당은 단원들의 소속감과 자존심을 지켜주었다”며 자존심을 버리고 하소연했겠는가.
결국 시의회가 예산 삭감의 미명 아래 여성합창단의 해체를 공공연하게 천명한 셈이 됐다. 며칠전 시의회는 올해 의정비에 월 7만5천원을 인상한 내년 의정비를 의결했다. 시의회가 인상된 의정비만큼 시민들의 위안을 책임질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jt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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