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폭력배 의원 등이 때려 부순 국회의사당 보수비 청구소송을 내가 법원에 내려고 했는데 국회사무처가 먼저 청구했다”는 것이다. 사무처가 집계한 시설물 및 집기 등 손해액은 3천423만원이다. 민주노동당 대표 강기갑 의원이 단독으로 의장실 집기 등을 부순 손해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무처가 민주당에 요구한 손해배상은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된 민사상의 손실보상 청구다. 민주당은 이에 입을 다물고 있다. 돈을 물어주자니 폭력과 불법을 시인하는 게 되고, 안 물어주겠다고 하자니 국민의 눈이 따가워 난감할 것이다. 민주당이 끝내 안 물어낼 경우 사무처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사무처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국민이면 누구든 민주당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수가 있다. 국민은 국회의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된 손실보상에까지 예산을 쓰라고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화를 한 그 독자의 생각은 아직도 유효하다.
한데, 희한한 것은 1월 임시국회 소집을 반대하던 민주당이 갑자기 서둔 이유다. 김재윤 소속의원(제주·서귀포)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료단지 설립 관련의 3억원 수수혐의에 대해 회기중 불체포 특권을 갖기 위해 ‘방탄국회’를 연 것이다.
그러나 1월 임시국회는 30일의 회기만 있을 뿐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법제사법위원회는 15일부터 21일까지 뉴질랜드 등, 기획재정위원회는 프랑스 등지의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나는 것을 비롯해 행정안전위 교육과학기술위 등 역시 해외여행을 할 계획인 것이다.
가관인 건 그토록 앙숙이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그리고 대표성이 논란이 됐던 선진창조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 등 여야 3개 교섭단체 대표가 오는 중순에 나란히 중남미 순방에 나선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다는 금배지는 3대 국회 때 행운으로 국회의원이 된 어느 금광업자가 만들어 의원들에게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무처에서 제작해 배포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 하는 짓이 정말 금배지가 아깝다.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알아야 할 것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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