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서울시가 시범삼아 ‘여행길’을 만든다고 한다. ‘여행길’은 여성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여성이 행복한 길’의 약칭이 ‘여행길’이라는 것이다.

주부가 유모차를 쉽게 밀 수 있도록 보도 턱을 낮추고 여성의 보행 안전을 위해 가로등을 많이 설치하는가 하면, 여성 우선 주차구역 등을 두는 것이 ‘여행길’이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하이힐 뒷굽이 보도블록 틈새에 빠져 겪는 곤혹을 덜기 위해 보도블록을 촘촘히 까는 것도 ‘여행길’ 사업으로 돼 있다. 하이힐 뒷굽이 보도블록 틈에 빠져 넘어지거나 힐이 부러지고, 심지어 다치기도 하는 낭패를 막기 위한 것이다.

미스코리아나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도 가장 우려되고 또 가장 많이 나는 것이 하이힐 사고다. 팔등신의 미를 살리기 위해 되도록이면 뒷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실족하기가 쉬운 것이다.

하이힐은 여성미를 십이분 살리는 것이지만, 그 기원설은 좀 지저분하다. 근세에 파리서 시작된 하이힐은 파리의 이면도로가 오물 등으로 온통 더러워, 더러운 것을 밟지 않는 방편으로 굽 높은 구두를 고안한 것이 하이힐의 원조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발달된 하이힐은 또 여성의 성적 능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2008년호 유럽비뇨기학회 저널지에 발표된 이탈리아 전문의팀 연구에 의하면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으면 골반을 받치고 있는 골반저근 근육이 단단해져 성적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골반저근 근육은 평소엔 잘 쓰여지지 않아 하이힐 같은 걸 신을 때나 운동이 된다는 것이다.

올핸 절후가 빨라서인지 설이 지나자 대기에 감도는 봄 기운이 완연하다. 앞으로 꽃샘추위 등 몇 차례의 추위가 있겠지만 그래봐야 반짝 추위다. 봄은 여성의 옷차림 변화와 함께 하이힐 이용이 본격화되는 계절이다.

하이힐 뒷굽이 보도블록 틈새에 빠지지 않게 하는 등 여성을 위한 ‘여행길’ 시범 조성은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따라 할 만하다. 좋은 것을 따라 하는 건 흉이 아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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