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장군

스탈린은 1924년부터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 실권을 장악했다. 1941년엔 수상에 취임, 제2차 세계대전 중 원수(元帥)가 됐다. 그는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이다. 군인이 아닌 사람이 일약 군 최고의 계급인 원수가 되기는 스탈린이 처음이다.

그러나 북녘 정권은 ‘스탈린 원수’를 한층 더 높여 ‘스탈린 대원수’라고 불렀다. 세계적으로 원수 위의 대원수 계급은 없다. 이런 통례를 깬 북녘은 대장 위의 계급을 차수(次帥)·원수·대원수 등 3등급으로 만들었다. 인민군에 차수는 4명이 있다. 김일성 주석은 ‘김일성 대원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일 원수’로 부른다. 군대에 안 간 김 위원장을 원수로 추대한 것은 스탈린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원수(元帥)와 원수(怨讐)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원한 관계의 ‘원수’는 ‘원쑤’라고 하는 점이다.

원수는 전시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사성장군을 승진시키는 것이 국제간의 관행이다. 2차대전 중 미국은 아이젠하워, 맥아더 등 두 대장의 원수 승진이 있었고, 영국은 몽고메리 원수의 승진이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유럽지역·맥아더는 태평양지구 총사령관, 몽고메리는 영국군 총사령관으로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패전국인 일본 또한 하와이 진주만 기습에 수훈을 세운 야마모토(山本) 원수, ‘사막의 여우’로 불리웠던 독일 전차군단의 롬멜 원수가 있었다.

원수라는 국내 명칭은 고려 때 시작됐다. 군 통솔의 으뜸 장수로 붙인 명칭이다. 조선왕조 말인 대한제국에서는 ‘원수부’를 두어 군사에 관한 일을 통할 했다. 황태자를 원수로 임명했다. 원수부는 고종 광무3년(1899년)에 두었다가 순종 융희4년(1910년)에 없어졌다.

정부는 내년 6·25전쟁 60주년을 앞두고 백선엽(89) 예비역 육군대장의 ‘명예원수’ 추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대장 승진 1호로 6·25를 치룬 장성 가운데 주요 현존 인물이다. 미국립보병박물관에는 백 대장의 육성 6·25증언 녹음이 보존돼 있다. 정식 원수 임명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나, 현역이 아닌 예비역이어서 ‘명예원수’로 추대되지만 이도 첫 ‘오성장군’의 탄생이다.

/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