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상은 장돌뱅이다. 닷새만에 서는 5일장 장터를 날마다 번갈아 가며 찾았다. 행상을 하는 보부상도 있었지만 장돌뱅이 보부상이 많았다. 신문 방송이 있을 수 없었던 옛날에 이들은 이 지역 소식이며, 저 지역 소식을 가는데마다 전하는 뉴스 전달자 역할도 했다.
재래시장은 전통시장을 말한다. 5일장 장터가 재래시장이다. 지금 명맥을 유지하는 재래시장은 성남의 모란시장 등 정도다. 맨마당 장터에 차일 등을 치고 멍석을 깐 난전에서 갖가지 상품을 팔았던 장터는 장꾼들을 위한 국밥 노점이 있었고 대장간이 있었다. 한데아궁이 가마솥에 끓이는 국밥은 구수한 냄새가 장꾼들의 입맛을 당겼고, 대장간은 농기구 보수를 위한 필수 코스였다.
지금 재래시장을 살리자고 흔히들 말하지만 5일장 장터같은 재래시장은 없다. 집단상가를 재래시장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폐가 있다. 재래시장이라기 보다는 재래상권 또는 지역상권이란 표현이 옳다. 초대형 유통상가가 거의 외래자본인데 비해 옛 장터가 집단상가화한 재래시장은 토박이 지역상권인 것이다.
초대형 유통상가에 들어가는 소비자들의 돈은 그날로 지역을 이탈, 서울로 간다고들 말한다. 서울 뿐만이 아니고 외국 자본의 초대형 유통상가는 소비자들의 돈이 외국으로 빠진다. 이 때문에 지역상권을 이용하자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물건이 싸면서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다. 물건을 사는데 애국심이나 애향심을 호소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재래상권, 즉 지역상권도 초대형 유통상가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속담에 “외삼촌 떡도 커야 사먹는다”는 말이 있다. 초대형 자본과 경쟁하는 덴 자본 외적인 것도 있다. 이런 것을 잘 찾아 지역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재래상권이 부하받은 전략인 것이다.
또한 기왕이면 재래상권을 이용하는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 의식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기 위해서는 지역 소비자들의 돈이 지역의 재래상권에 들어가면, 그 돈이 지역사회를 위해 어떻게 나타나는 가도 재래상권이 보여줄 도의적 책임이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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