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역에 식인상어가 처음 출현한 것은 1959년 여름이었다.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던 대학생이 식인상어에 물려 숨진 이후 현재까지 6명이 상어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의 상어 피해는 2005년 6월13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태안군 근흥면 앞바다에서 전복 채취를 하던 이 모 여인이 수심 8m 깊이의 해역에서 작업을 하던 중 상어에게 왼쪽 종아리부터 허벅지를 물려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으나 부근에 있던 낚싯배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
이에 앞서 2002년 6월 전북 부안군 위도면에서 길이 1.5m의 청상아리가 잡혔으며 2001년 5월엔 보령시 오천면 대길산도 해상에서 2m 크기의 식인상어가 나타나 조업 중이던 잠수부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또 1996년 5월에는 군산시 옥도면 연도 근해에서 잠수부 1명이 식인상어에 의해 희생되는 등 매년 5, 6월 식인상어가 중부 서해안권에 자주 출현했다.
이렇게 과거엔 주로 서해에서 상어가 출현했지만 올해엔 동해·남해에서도 식인상어가 잇따라 발견돼 한반도 연안해역 전역이 상어 안전지대가 아니다. 수온상승과 난류세력 확대로 인한 현상인데 한반도 연안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위험 상어는 백상아리, 청상아리, 귀상어, 무태상어, 고래상어로 추정된다.
백상아리는 성질이 급하고 포악하다. 청상아리는 몸집이 약간 작을 뿐 백상아리와 비슷하다. 귀상어는 머리가 큰귀가 달린 것처럼 생겼으며 무태상어 역시 사람을 공격하는 식인상어다. 실제로 올 2월28일과 3월4일 강원 묵호 등 동해안에서 길이 3.5~4.7m, 무게 1~1.5t의 백상아리가 그물에 걸렸다. 또 3월5일에는 남해안인 제주도 북서부 해역에서 4.4m 길이의 백상아리가 잡혔다. 여름철을 맞아 난류 세력이 해안으로 확장되면서 상어의 먹이인 고등어, 삼치, 오징어, 소형 돌고래 등 소형 어류가 연안으로 몰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인데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도 상어 출몰 가능성이 높다.
영화 ‘죠스’처럼 우리나라 해안에서도 식인상어가 출현할 수 있다는 경고다. 여름휴가 중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설마가 사람 죽인다’는 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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