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가 지옥이라는 것은 쏠림 현상이다. 엄청난 경쟁 비율의 대학이 있는가 하면, 지원자가 정원 미달의 대학들이 적잖다. 사교육이 판치는 것은 입시 경쟁의 쏠림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학원은 참 이상한 곳이다. ‘학파라치’ 실시 이후 7천여만원의 보상금이 지출 됐다고 한다.
심야반을 제한한다고 하니까, 새벽반을 두는 기발한 착상을 하는데가 학원이다. 입시사정관제가 확대된다니까, 입시사정반 수강생을 또 모집하는 모양이다.
학력(學歷)은 높은 데, 학력(學力)은 낮은 게 한국적 사회의 병리현상이다. 영국의 경우엔 학문을 하거나 전문인이 될려는 사람들만 대학을 간다. 우리나라 역시 고등학교 과정만 제대로 공부해도 고등 소양의 시민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다.
그러나 어떻든 대학 진학은 필수 코스로 인식된 것이 현실이다. 가령 중매가 들어오면 대학은 당연히 다녔을 것으로 치고, 으레 “어느 대학 나왔지요?”하고 묻는 세태다. 이렇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집 자녀들은 연간 1천만원대의 등록금이 여간 벅찬 게 아니다.
정부가 가난해서 대학 못다니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맞춤형 국가장학 지원책으로 ‘한국장학재단’을 설립한다고 한다. 21세기 지식산업사회에서 인재 양성은 미래지향적인 투자다. 미국 같은데선 민간장학재단이 많다. 이 때문에 미국 대학생들은 여기 저기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가 있다. 또 미국 사회는 고등학교까진 부모의 도움을 받아도, 대학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자립하는 인식이 보편화 됐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도 아깝고, 대출받은 학자금도 아까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연애 끝에 결혼을 하려면 서로 빚진 학자금 대출 상환이 얼마 남았으며, 앞으로 어떻게 갚을 것인가를 미리 의논할 정도라고 한다.
나라에서 집이 가난한 대학생에게 혜택주는 학자금 대출의 취지는 참 좋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다. 우선 국가의 재정 부담이 수 조원에 이른다. 무슨 돈으로 조달하느냐가 과제다. 취직해서 갚도록 한다지만, 갚지않는 도덕성 해이도 고려해야 된다. 또 학자금 대출을 기회로 대학 등록금이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점 없는 시책은 없다. 문제점이 많아 미리 포기하기 보단, 문제점을 보완해가며 실시하는 것이 전향적이다.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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