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이 해법이다

국내 대표적인 경쟁업체인 삼성과 LG 두 기업이 상생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대방의 LED TV 부품을 쓰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간에 이뤄진 첫 번째 협력사례라고 한다. LG와 삼성의 부품 협력은 경쟁과 상생이라는 새로운 협력모델 실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사는 물론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 강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협력은 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등과 MOU 체결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주 노동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보면 산업재해자 수가 지난해보다 2.5% 감소한 4만5천205명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15%가 감소한 1천59명으로 제조업에서는 감소했으나 임업과 서비스산업 분야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주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유형을 보면 과거 전통적 산업인 제조업이나 건설업에서 주로 발생하던 재해가 이제는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이들 업종에서 재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과거와 같이 전국의 사업장과 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예방활동을 전개하던 방식으로는 효율성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필자가 근무하는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재해발생이 증가하는 업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직능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공동으로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공동으로 재해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관, 단체는 150여개소에 이르고 있다. 재해예방협약을 통해 안전보건기술 및 시설자금 지원 그리고 근로자 안전교육 등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노력의 결과 공단에서 지원을 받은 사업장의 재해율이 27%나 감소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협력사업의 취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으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공단은 지난 2007년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질식재해가 공공기관의 발주공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착안하여 경기도와 질식재해예방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체결 이후 공사업체와 담당공무원에 대한 안전교육과 기술지원을 실시하여 협약체결 전 매년 10여건에 이르던 사망사고를 최근 3년간 3건으로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밖에도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음식업중앙협의회, 산림조합중앙회 등의 단체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재해예방활동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들 분야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 협력분야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로 인한 직간접적 손실은 한해 17조원이 넘는다. 이로인한 근로손실일수가 노사분규의 60배를 넘고 있다. 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사고성 사망 만인율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2~15배나 된다.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의 경제규모를 생각해 볼 때 부끄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지자체와 직능단체들의 공동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어려워진 경제 여건 속에서 소비 지혜의 깊이를 더해가며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는 1석 2조의 컨버전스 상품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핸드백TV’는 7인치 모니터를 갖추고 DVD와 MP3플레이어 기능도 한다. 서로간의 장점을 살린 협력이 다양한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길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처럼 산업안전보건 분야에도 이러한 협력의 바람이 거세게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경창수 산업안전보건公 경기남부지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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