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요셉(Joseph)은 한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극심한 불행을 겪었다. 아버지(야곱)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고 시기한 형제들에 의해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다. 노예로 일하면서 충성을 바쳤던 주인으로부터 성추행범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다. 평생 원한을 품고 어두운 그늘에서 살았을 법 하지만 요셉은 당시 대강국 이집트의 총리가 됐다.
요셉이 그런 시련을 극복하고 배반의 세월, 고통스런 질곡을 이겨낸 원동력은 신앙심이었다. 요셉은 십대였을 때 두 번의 꿈을 꾸었다. 한 번은 밭에서 곡식을 묶는데 형들의 곡식단이 요셉의 단에 절하는 꿈이었다. 또 한 번은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기에게 절하는 꿈이었다. 그 꿈을 꾼 후 요셉은 가족들로부터 절을 받는 신분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갖게 됐다. 마음의 영롱한 꿈 때문에 고난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고통스러운 환경에도 성실하게 적응해 나가면서 비통함이나 저주의식을 거부했다. 요셉에겐 어떤 불행덩어리도 소화시키는 지혜가 있었다. 바로 ‘꿈’ 이었다.
요셉이 절대신으로 믿고 의지한 하느님은 하느님의 모든 자녀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꿈 꾸는 자를 ‘사용’한다. 사람들은 요셉이 총리가 되면서 순탄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총리가 된 이후 주변의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당장 이집트의 관료· 정치인들의 시기의 대상이 됐다. 그들은 요셉의 흠집을 잡는 데 혈안이 되고 왕과 요셉의 사이를 벌려 놓으려고 온갖 음모를 다 꾸몄다. 그러나 그 사면초가 같은 환경에서 요셉을 꿋꿋이 버티게 한 것은 역시 꿈이었다.
꿈은 갈 길을 일러 준다. 최악의 환경에서도 최선의 길을 만들어 지름길로 가게 한다. 요셉은 평생을 들여도 불가능할 신분상승이라는 목적지를 종살이, 옥살이 13년 끝에 꿈을 통해 만든 지름길로 걸어가 도달했다. 그 지름길을 가기 위해선 먼저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을 가져야 한다.
요셉은 억울한 종살이, 옥살이 중에서도 하느님을 신뢰하고 공경했다. 가해자를 저주하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요셉은 후일 형들을 용서하고, 보디발과 그의 아내에게 복수하지 않았다. 원수를 은혜로 갚았다. 모름지기 꿈을 가지고, 인내하며, 용서하며, 성실하게 살아가야 함을 성경 속 요셉의 일생이 사람들에게 일러준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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