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장안선거구

수원시 장안구가 갑자기 전국적 화제에 올라 뜨거워졌다. 지난 10일 대법원에서 박종희(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 확정 판결이 나기가 바쁘게 재선거가 세인들의 입방아감이 됐다.

참 야박한 세상이다. 하긴, 확정 판결이 나기 전에도 재선거 얘기가 전혀 없진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듯이 해보이는 정치권 인심이 정말 무섭다. 박종희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의 와중에도 국회의원직을 누구보다 성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최종 사법적 판단이 공소사실의 상당 부분을 받아들인 덴 어쩔 수 없다.

이로써 오는 10월28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선이 강원도 강릉·경남 양산·안산 상록을 세 군데서 수원 장안이 추가돼 네 군데로 늘었다. 현직 국회의원이 사퇴하거나 사망하여 치르는 선거는 보궐선거이나, 당선이 무효화되어 다시 갖는 선거는 재선거다. 그러니까 10·28 재선 네 군데가 다 당선 무효로 선거를 다시 실시하는 것이다.

10·28 재선거 중에도 수원 장안선거구가 유별나게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거물급의 출마설 때문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떨어지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거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치 무주공산이 된 것처럼 왜 남의 구역을 넘보느냐는 듯이 뜻을 두는 지역 출신의 인사들도 적잖다.

문제는 소선거구제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지역정서가 불가피 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수원 장안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다. 정말 누가 될 것인지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다.

여야도 고심이 많은 것 같다. 전략공천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것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고민인 것이다. 벌써부터 눈치 놀음이 한창이다. 서로 상대 당에서 누굴 내보내는 지 보고, 결정한다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전국의 재선거 네 곳 중 경기도가 수원 장안·안산 상록을 등 두 군데다. 재선거의 표심을 가름한다. 그나저나, 혹시라도 재재선거를 또 치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공명선거의 10·28 재선이 돼야 할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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