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보고 반찬가게 지키라는 격’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가 도리어 도둑 맞을 일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23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단속 중인 게임장에서 수백만원을 훔친 혐의로 전·현직 경찰관 3명을 적발, 이 가운데 2명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나머지 1명은 같은 혐의로 수배 했다.
검찰이 파악한 이들의 못된 짓은 지난 2007년 3월16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이들 3명은 이날 오후 8시10분께 시흥시 관내에있는 게임장에 들어가 종업원 4명을 카운터에 밀어 넣었다. 게임장 단속에 나선 경찰관이 이 같이 한 이유는 게임장 단속상황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고 이들은 그틈을 이용, 게임기 2대에서 총 500여만원 상당의 현금을 꺼내 나눠가졌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찰관들은 지난 23일 실질심사에서 “돈을 가져 가지 않았다”고 검찰의 수사 내용을 반박했다. 그러나 이들이 현금을 꺼내는 장면이 게임장 내부에 설치돼 있던 CCTV에 녹화돼 있어 경찰관들의 반박이 법정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사건 당시 한 경찰관은 경기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에 근무하면서 불법 게임장 단속업무를 담당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실망감은 크기만 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런 경찰관이 불법을 단속해야 할 현장에서 현금을 훔쳤다면 국민은 과연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하는 것인가. 많은 경찰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밤낮 없이 땀을 흘리고 있으며 그 곳에서 또한 보람을 찾고 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많은 경찰관들은 물론 국민의 마음까지 무겁게 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국민 앞에 떳떳한 경찰관이 될 수 있도록 경찰관 스스로가 심기일전(心機一轉)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구재원 안산 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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