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는 서울에서 오면 수원에 첫발을 딛는 북쪽 관문이다. 경수 1번 국도가 관통한다. 수원은 구시가지, 동수원신시가지, 영통신시가지 등으로 구분된다. 장안구는 구시가지에 든다.
광교산이 있고 북문과 성곽을 중심으로 장안공원이 있으며, 유서 깊은 만석호 주변의 호반공원인 만석공원 등이 있다. 서민층의 주거지역, 영세상인의 상업지역이 대부분이다.
차분하고 조용했던 장안구가 일약 유명해졌다. 10·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재·보궐선거 선거구는 다섯 군데다. 이의 승패 분수령이 장안구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는데, 승부처인 장안 대회전의 전망이 한 치 앞도 안 보인 혼전 양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같은 관측이 맞은 건지, 틀린 건지는 오늘 투표하는 투표함을 열면 알겠지만 아무튼 대단했다.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가 바쁘게 여야 거물들이 설치고 다닌 게, 어젯밤 자정 선거운동이 마감되기까지 불을 뿜었다. 아마 장안구가 생기고, 여야 정치인들이 그렇게 많이 집합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가히 중앙정치판 무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종합운동장 네거리는 연일 밤마다 선거유세로 북새통을 이루고, 공원 같은 덴 선거꾼들이 북적댔다.
공약도 연수표를 떼다시피 했다. 어느 유권자의 말이다. 그는 물론 지하철 4호선이 장안구까지 연장되면 좋다는 전제 아래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어려운 문젠데 두 후보가 다 공약으로 내걸었으니 누가 당선되든 두고 볼 것이나, 부도가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급한 마음에서 내건 사탕발림공약 같다는 것이다.
어쨌든 약 2주일 동안 좁은 바닥을 휩쓸었던 선거 광풍은 이제 지나갔다. 그동안 길 가는 사람마다 붙들고 굽신대던 그 많은 정치인들도 이젠 와 달라고 해도 안 올 것이다.
장안구는 느티나무며 은행나무 가로수가 특히 아름답다. 선거판 바람이 한바탕 지나간 거리에 단풍 들어 떨어진 낙엽이 수북이 쌓인다. 인심은 유상해도 자연은 무상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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