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아기울음

태아가 모체로부터 독립 개체를 이루는 것이 새로운 생명의 탄생, 즉 출생이다. 이 과정을 출산 또는 분만이라고 한다. 분만은 진통이 시작되는 1기(개구기), 태아가 나오는 2기(만출기)를 거쳐 태반이 처리되는 3기(후산기)의 임상경과를 거치는데, 분만 소요시간은 초산부는 12~15시간, 경산부는 5~8시간이다.

 

여성의 출산은 뱀의 유혹을 받은 이브가 아담에게 선악과를 따먹게 한 원죄라지만, 그 고통은 참으로 크다. 옛날 사람들은 출산하려고 방에 들어가면서, 섬돌위에 벗어놓은 신발을 다시 신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정도다. 지금이야 병원에서 낳아 위험을 줄인다지만, 출산의 고통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다.

 

출산은 한마디로 신비의 세계다. 태아를 만출시키는 산모의 그 엄청난 힘의 내공이 뭣인지를 의학은 아직도 규명치 못하고 있다. 출산 전후에 부정을 막기위해 옛 사람들이 지켰던 갖가지 금기의 풍습은 신비에 대한 외경심이었던 것이다.

 

아이를 가진 아내만이 아니고, 아이를 갖게한 남편도 출산을 목격하여야 한다. 비록 아이를 직접 받아내진 않을지라도, 분만실에서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아내와 아기에 대한 남편과 아빠로서의 사랑이며 책임일 것이다. 또한 생명의 존중함도 터득한다.

 

흥미있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갓난 아기의 울음 소리도 국적이 있다는 것이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연구팀 발표다. 독일과 프랑스의 갓난아기 각 30명의 울음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울음의 운율이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 어조에 따라 뚜렷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 말을 듣고 익힌 억양을 말 대신에 울음으로 모방해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조사한 아기는 생후 이틀이 지난 아기들이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내는 첫 울음 소리를 ‘고고(呱呱)’라고 한다. 엄마의 체온으로 양수 속에서 보호받다가 갑자기 닥친 바같 세상의 기온차로 터지는 울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아기 스스로의 선언이기도 하다. 아마 ‘고고’의 울음소리는 만국 공통어가 아닌가 싶다. /임양은 주필 지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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