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치깡팬가?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을 일주일째 농성 점검하고 또 정세균 당 대표가 농성장을 찾아 격려하는 민주당 행태는 마치 조폭을 방불케 한다. 불법 점거 등 물리력 행사는 의회정치의 반역이다. 국회를 이런 식으로 운영할 것 같으면 굳이 선거를 할 필요가 뭐가 있나, 무술 대회나 힘자랑 대회를 열어 뽑아보낼 일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다수의 횡포라고 말한다. 정치는 물론 협상이 으뜸이지만, 협상이 안 되면 종다수결 원칙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에 다수결은 있어도 소수결은 없다. 원내 1당의 과반 의석은 한나라당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국민이 준 의석이다. 총선에서 패배한 정당이 승리한 정당을 농성 점거 등에 의해 소수결로 길들이려는 것은 떼법이다.

 

4대강 정비 등을 문제 삼아 내년도 예산안을 볼모로 잡는 것 또한 어거지다. 4대강 정비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구상에 속하는 국책사업이다. 누구든 대통령이 되면 자신의 경륜을 펼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랬다. 또 대통령은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된다.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발목잡고 못하게 늘어지는 것은 온당치 않다.

 

비판을 해서 안 된다는 게 아니다. 비판은 가혹해도 좋다. 그 같은 비판이 필요하다. 그러나 집권자의 국정 수행을 저지하고 국회를 점거, 예산 심의를 방해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상궤가 아니다. 집권정당에서 하는 일이 틀리고, 야당의 비판이 맞으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본연의 정당정치다.

 

민주당은 모순 덩어리다. 분배를 강조한다. 성장과 분배는 상승관계에 있어 어느 쪽이 옳다고 잘라 말하기 어려운 영원한 논쟁의 과제다. 분명한 것은 속담에 있는 것처럼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비를 아무리 늘려도 가난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고 사회적 그늘은 있다. 사회복지를 너무 발달시켜 정권을 잃은 사례가 있다. 약 10년 전의 스웨덴 좌파 정권이다. 사회복지 증대에 따른 세부담이 지나쳐 국민이 외면했다.

 

요컨대 물고기를 잡아 주기보단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소임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사회복지비를 무한정 투입하는 것은 국민의 세부담 낭비다. 사회복지는 자선사업이 아니다. 가장 좋은 최선의 사회복지는 국민들이 벌어먹고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성장이다. 성장이 있어야 분배가 가능하고 파이가 커야 분배 또한 크다.

 

4대강 예산을 삭감, 사회복지비로 돌리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얄팍한 대중적 인기영합 전술이다. 사회복지비의 다과에 따라 당장 겪는 고통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4대강 정비는 후대에 혜택이 이어진다. 현세엔 고용을 창출하면서 후세에 물려주는 투자 성장산업이다. 치산치수는 치국의 근본이다.

 

민주당이 이의 본질적 실체를 외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4대강 정비가 환경을 망친다는 힐난은 구실이다. 홍수와 건천이 무상하다. 이 때문에 특히 낙동강·금강·영산강은 물론이고 한강 일부가 죽어가는 것은 목격하는 사실이다. 이런 실정에서 손을 대면 강이 죽는다며 방관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소리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국회를 연말 까지 열기로 합의했지만 예산심의는 아마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다. 민주당은 예산심의 방해로 그들이 말하는 서민층의 내년도 사회복지를 자신들이 망치고 있다.

 

예컨대 청년 인턴사업, 저소득층 대학생 학자금 상환, 서민을 위한 장애인 지원과 저소득층 보육료 및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 등 복지사업이 적기시행을 못보고 두세 달씩 줄줄이 지연될 판이다. 재정의 조기 집행 실기로 인한 경제회생 타격 역시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집권당 정책을 저지하는 민주당의 고집으로 협상이 안 되면 해법은 한길밖에 없다. 다수결로 가야 된다. 한나라당이 국회를 불법 점거한 민주당의 의사진행 방해 책동으로, 예산안 처리를 못해 헌정사상 초유의 준예산으로 간다면 집권정당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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