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생들의 ‘등굣길 산타’

희망의 그루터기-안양시 학원버스 연합회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자라주기만 한다면 저희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24일 오전 7시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이지만 안양의 집 앞에는 6대의 노란 학원버스가 시동을 걸고 대기하고 있다.

 

안양시학원버스연합회 회원들이 자신들의 학원버스로 안양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초·중·고등학생 40여명의 등교를 돕기 위해 어둠을 뚫고 모이기 시작한 것.

 

안양시학원버스연합회가 지역 보육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학원생들을 수송하는 학원버스기사들이 만든 연합회는 당시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뭔가 뜻있는 일을 하자고 결의, 고민 끝에 지난 2001년 9월, 안양시청에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안양시자원봉사센터의 도움을 받아 ‘1365콜 봉사대’를 구성한 뒤 보육원생들의 등교 차량지원부터 지역 독거노인 및 장애인들의 든든한 두 발이 되어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150여명의 회원 모두가 개인사업자인 관계로 근무시간은 모두 다르지만 봉사에 임하는 회원들의 마음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가지다.

 

특히 학생들의 등교를 돕고, 지역 복지관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해 전달하는 밑반찬 등 음식을 배달하는 일은 차량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들이 느끼는 보람은 더 크다.

 

안양시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서도 이들의 활동은 빛을 발한다. 15, 25, 35, 45인승 차량이 똘똘 뭉치면 수백여명을 한번에 수송하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

 

비록 틈새시간을 통해 하는 봉사라 더 많은 기관이나 시설의 자원봉사 요청에 모두 다 응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내 아이, 내 부모님이라 여기는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다는 것에 회원 모두가 만족해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연합회는 지난달 열린 제11회 경기도자원봉사대회에서 표창장을 받았으며 경기도와 안양시, 안양시의회 등에서도 10여개의 표창장을 받았다.

 

정진호 안양시학원버스연합회장은 “등교봉사를 위해 매일아침 6시에 일어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도 모범적인 학원차량운행으로 지역에 유익을 주는 단체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수정기자 nsju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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