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이동찬 윌스기념병원 척추연구소장
최근 걷기 열풍이 거센 가운데 바르게 걷는 방법이 주목 받고 있다.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낮을 때는 걷기 전 준비운동으로 충분히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걸을 때는 등을 곧게 펴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면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이때 발은 발뒤꿈치, 발 바깥쪽, 엄지발가락 순으로 중심을 이동해야 하며 마지막엔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차도록 해야 한다. 보폭은 평소보다 좀더 넓게, 자신의 키에서 100cm을 뺀 정도가 적합하다. 숨쉬기는 자연스럽게 하되 얕은 숨을 내뱉는 것보다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속 6∼8㎞ 정도로 힘차게 걷는 것이 좋으며 이는 보통 걷는 속도보다 세 배 정도 빠른 속도다. 약간 숨이 가쁘면서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빠르기라고 보면 된다. 군인들이 행진할 때의 모습을 연상하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아주 힘차고 씩씩하게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은 평소 걸을 때 이처럼 빠르게 걷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최소한 30분 이상은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걷기가 끝난 후에는 5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해 주는 것이 좋다. 굽이 높거나 딱딱한 신발은 관절과 허리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워킹화와 같은 걷기에 적합한 신발을 신는 것이 제일 좋다. 평소 수영을 하던 사람이라면 수영 후 물 속에서 걷거나 아쿠아로빅 같은 것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에서 하는 것이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된다.
걷기는 누구나 해도 좋은 유산소 운동이지만 걷는 중에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운동을 중단하고 쉬는 것이 좋으며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병원을 찾아 증상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고 쪼그려 앉으면 편해지는 경우에는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50~70대에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앞에 있는 디스크가 밀려나오거나 뒤에 있는 후관절, 황색인대 등이 두꺼워지면서 좁아져 결과적으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징적인 증상은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려 다리에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엉덩이 혹은 다리나 발이 저리게 된다. 짧게는 10m에서 보통 100~200m를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터져나갈 듯이 아프다가 쪼그리고 앉아 쉬면 좋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걷기 운동으로 증상이 악화되므로 걷기 운동이 적절하지 않다.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환자들은 걷기운동보다 실내자전거 타기가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좋은 운동이다. 척추관이 좁아진 경우에는 자전거를 타면 대개 이 공간이 넓어질 수 있으며 걷기 운동보다 큰 불편감 없이 운동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우면 물리 치료, 약물치료, 요추 신경 경막 외 주사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하지만, 6개월에서 1년 이상 보행에 지장을 주고 이러한 보존적 치료들에 반응이 없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편측 후궁 절제를 통한 양측 신경관 감압술’로 심한 협착증이더라도 한쪽 후궁 절제를 통해 반대편 추궁의 절개 없이도 양측 모두의 협착된 척추뼈를 제거하여 신경 구멍을 넓힐 수 있는 최신 기법을 이용한다. 기존수술과 달리 허리 근육 손상이 거의 생기지 않고 수술 후 척추 불안정 상태도 생기지 않기 때문에 골다공증, 고령 및 전신질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수술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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