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비싸" 당첨 포기

강남 85㎡ 아파트 4억 훌쩍…2억 대출에 한달 이자만 155만원 '부담'

보금자리 4개 시범지구 사전예약 당첨자의 7%인 930명이 스스로 당첨을 포기했다.

 

'로또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강남권에서도 54명이 당첨을 포기해 보금자리 아파트의 가격이 서민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 지원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보금자리 주택 시범지구에 대한 사전 예약 결과 당첨 포기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하남 미사가 667명으로 당첨 포기자가 가장 많았고 고양 원흥이 209명, 서울 강남 30명, 서초 24명 순이었다.

 

하남 미사와 고양 원흥 지역의 경우 투자 가치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거나 다른 일반 청약 아파트를 노리기 위해 당첨 권한을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강남권에서조차 보금자리주택 당첨 포기자가 발생한 것은 부동산 업계에서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남과 서초지구는 입지조건이 뛰어나 분양 후 차익 발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청약 과열 현상을 빚은 곳이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당첨 포기자의 경우에는 분양대금 납부 능력이 없어서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주변시세의 절반가격에 분양된다고 하집만 서울 강남·서초 보금자리지구의 85㎡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발코니 확장에 다른 비용까지 포함하면 4억원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당첨자들은 금융기관 등을 통해 최소 2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형식으로 자금을 빌렸다면 연 6%이자만 따져도 한 달에 155만5556원을 꼬박꼬박 내야하는 형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장 낮은 대출이율이 현재 6%대다.

 

만약 2억원을 대출받으면 매월 155만원 이상씩을 갚아야 하는데 서민들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급여가 400만원은 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민들의 주택입주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보금자리주택이 과연 서민들을 위한 집인가라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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