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기사회생'…꿈에 그리던 월드컵 눈앞

코트디부아르전 그림 같은 논스톱 슛

그야말로 기사회생이다. 자칫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또 다시 기회를 놓칠 뻔 했던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이 마지막 기회를 힘차게 움켜잡았다.

 

이동국은 3일(한국시간)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전반 4분 그림 같은 논스톱 슈팅으로 한국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8월 파라과이전부터 쭉 대표팀에 합류했던 이동국은 그동안 허정무 감독이 원했던 이른바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고 한다. 하지만 K-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이동국은 대표팀 합류 5개월이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에서야 골을 신고했다.

 

동아시아대회에서 두 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지만 그나마 한 골은 손쉬운 페널티킥이었다. 이동국에게 끝까지 기회를 줬던 허정무 감독도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고 여전히 이동국에게는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코트디부아르전의 이동국은 달랐다. 전성기 시절 동물적인 골 감각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기성용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고 흐르자 기다렸다는 듯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전성기 때 보여줬던 전매특허였다.

 

허정무 감독도 “아주 좋은 골이었다. 이것이 이동국의 감각이고 위치 선정”이라면서 “세게 때리기보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맞췄다. 이런 것이 순간순간 나와 준다면 이동국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모처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도 적극적이었다. 앞선 부터 적극적으로 코트디부아르를 압박했다. 경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심판의 휘슬도 못 듣고 상대 수비가 가지고 있는 공을 뺏기도 했다. 그만큼 이동국에게 월드컵은 간절한 목표였다.

 

사실 이동국은 월드컵과 큰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로 데뷔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02년엔 슬럼프에 빠졌고 2006년에는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이날 득점으로 기다리던 월드컵 본선행이 눈앞에 다가왔다. 허정무 감독도 “이동국에게 부탁이 있다면 본선에서 더욱 잘할 수 있게 몸도 만들고, 칼도 갈았으면 한다”고 말해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이동국을 데려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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