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북 '미리보는 챔프전'

3라운드 본격적인 승수 쌓기 돌입

지난달 27일 힘차게 막을 올린 K-리그가 3라운드에 접어든다. 3라운드에서는 '우승후보' 서울과 전북의 맞대결을 포함해 7경기가 열린다. 더이상의 전력 탐색은 없다. 서울과 인천 만이 2연승을 달린 가운데 15개팀들이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나서는 시기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4개팀은 체력적인 부담 속에 3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울산-부산(13일 15시30분 울산문수구장)

 

김동진, 김치곤 등을 영입한 울산은 1승1무를 기록 중이다. 전남과 2라운드에선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 하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지난 시즌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오범석이 상승세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차두리(프라이부르크)에 밀렸지만 전남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반면 부산은 수비에 구멍이 뚫렸다. 수원과 2라운드에서 무려 4골을 헌납했다. J-리그로 떠난 이강진과 김유진의 공백이 크다. 하지만 공격은 괜찮다. 수원전에서 3골을 넣었다. 정성훈이 버티고 있고 양동현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울산과 2승2패로 팽팽했다.

 

▲강원-대전(13일 15시 춘천종합운동장)

 

강원은 총체적 난국이다. 1~2라운드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수비 역시 6골을 허용했다.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조직력에 초점을 맞췄지만 한계가 드러났다. 강팀 성남과 서울을 상대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심각하다. 결국 '신인왕' 김영후의 발 끝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전 역시 2연패를 당했다. 무려 8골을 내줘 최다 실점을 기록 중이다. 서울은 어쩔 수 없었지만 경남에 0-3 완패를 당한 충격이 꽤 크다. 공격진도 빈약하다. 일단 강원 김영후를 막고 고창현의 프리킥 등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지난 시즌 강원과 상대전적은 1승1무1패다.

 

▲대구-전남(14일 13시 대구시민운동장)

 

지난 시즌 최하위 대구는 올 시즌에도 가장 유력한 꼴찌 후보다. 개막 2연패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속을 살펴보면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있다. 이영진 감독의 지휘 아래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1~2차전에서 모두 1-2로 졌다. 예전과 달리 끈질기게 상대를 따라붙은 결과다.

 

전남도 1무1패로 부진하다. 하지만 기대했던 공격진이 살아나고 있다. 새롭게 데려온 인디오는 울산과 2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쳤다. 하지만 곽태휘와 이규로가 떠난 수비진의 공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지난해 대구와 상대전적도 2승1패로 앞서있어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좋은 기회다.

 

▲경남-제주(14일 15시 창원축구센터)

 

"우승이 목표"라던 조광래 감독의 말대로 한층 강해졌다. 개막전에서 울산에 0-1로 패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대전을 3-0으로 완파했다. 루시오의 컨디션이 하늘을 찌르고 있고 지난 시즌 부진했던 서상민도 부활을 알렸다. 여기에 지난해 12골, 8도움을 기록한 김동찬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매섭다.

 

제주도 확 달라졌다. 이적시장 최대의 이슈 메이커였던 제주는 2라운드에서 우승후보 전북과 2-2로 비기는 수확을 거뒀다. 국가대표 조용형이 이끄는 수비진도 안정적이고 구자철, 박현범의 중원도 수준급이다. 두 용병 레오와 네코의 컨디션이 아직 정상이 아니지만 지난해 경남에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광주-포항(14일 15시10분 광주월드컵경기장)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김정우를 비롯해 김동현 등 우수한 선수들이 나란히 입대했지만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적었다. 특히 김정우는 대표팀에 불려다니느라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 무엇보다 골키퍼 성경일(퇴장)과 공격수 주광윤(경고 누적)이 포항전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해에도 포항에 2패만을 당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에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포항. 하지만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라운드 휴식 뒤 2라운드에서 대구를 2-1로 꺾었고 AFC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를 격파했다. 최근 소속팀과 국가대표를 오가며 맹활약 중인 김재성의 발 끝이 날카롭다.

 

▲서울-전북(14일 15시 서울월드컵경기장)

 

3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다. 일단 서울은 2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 중이다. 과감한 선수영입으로 인해 공격부터 미드필더, 수비까지 어디 하나 약점이 없다. 빙가다 감독의 야심작 에스테베즈는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공격수 데얀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한 아디도 '명불허전'이다.

 

전북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승1패를 기록 중이고 K-리그에서도 1승1무다. 2라운드 제주전에서 2-2로 비긴 게 아쉽다. 에닝요, 루이스, 로브렉 등 용병 공격수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이동국이 침묵하고 있다. 문제는 서울 원정 징크스다. 전북은 2004년 7월18일 패배를 시작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성남-인천(14일 17시 탄천종합운동장)

 

김정우와 이호가 떠나면서 걱정이 많았던 성남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공백은 없었다. 몰리나, 라돈치치, 파브리시오의 '삼각편대'가 건재했기 때문. 미드필더에서 예전의 예리함은 사라졌지만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로 '삼각편대'를 보좌했다. 개막전에서 강원을 3-0으로 완파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연승을 기록 중이다.

 

인천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선두 서울을 바짝 뒤쫓고 있다. '짠물 수비'가 일품이다. 두 경기를 치른 팀 중 아직까지 실점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유병수의 침묵이 아쉽지만 '조커' 강수일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성남 원정에서 단 한 차례도 이겨보지 못한 징크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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