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꾸벅꾸벅 ‘춘곤증’ 탈출법
올해 고 3이 된 이수경양(19·수원 권선구·가명)은 수업시간마다 졸아서 선생님으로부터 지적받기 일쑤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올 한해 정말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는 각오가 무색하게 학교에서도 독서실에서도 하루 종일 꾸벅꾸벅 졸게되고 피곤하기만 하다. 한 글자라도 놓치기 아까운 시기에 의지와 달리 자꾸 내려앉는 눈꺼풀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충분히 자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몸이 나른해지는 춘곤증. 봄철 나른한 오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카페인 함유 커피·탄산음료 줄이고 점심시간에 10~15분 토막잠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주고 가벼운 산책도 좋은 방법
생체리듬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
춘곤증의 가장 큰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변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일조량이 늘어나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울 동안 움츠렸던 우리 몸의 근육들이 이완돼 나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낮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리 몸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낮이 길어지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변해 수면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봄이 되면 수면시간이 줄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겨울동안 이런 영양분을 많이 소모한 상태이므로 비타민 결핍에 의해 춘곤증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아침에 깨어난 지 8시간 후쯤이면 수면이 필요하도록 되어 있고 식사 후에는 위장관에서 콜레시스토키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식곤증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요즘 같은 봄철 오후 1∼5시에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몸의 반응이다.
고혈압 당뇨환자 등은 특히 조심해야
특히 만성질환자들은 이 시기를 더 주의해야 한다 생체리듬이 흔들리면서 피로나 수면장애뿐 아니라 불안증·우울증·두통 등이 생기거나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는 새 학기와 이사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불규칙한 생활과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이런 피로와 수면장애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춘곤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잠은 수면주기 맞춰 적절히 분배
춘곤증과 피로를 이기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역시 알맞은 수면이다. 잠은 우리 몸에 가장 큰 휴식을 제공한다. 밤에 최대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서 10∼15분 토막잠을 자면 피로회복에는 물론 수면부족도 해결할 수 있다.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저녁시간에 무리한 운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것 역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잠은 자신의 수면주기에 맞춰서 적절히 분배해서 자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침은 거르지 말고, 과일 섭취 늘려야
춘곤증은 비타민 B1이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춘곤증 탈출에 도움이 된다. 채소와 과일은 피로회복과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할 뿐 아니라 소화를 돕고 에너지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신선한 산나물이나 들나물을 많이 섭취해 비타민 C와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도 좋다. 비타민 B1이 충분한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으며 현미는 흰쌀에 비해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 있으며, 칼슘과 비타민 B를 두 배 이상 함유하고 있어 효과적이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을 많이 먹게 되어 ‘식곤증’까지 겹치게 된다. 아침에는 생선, 콩류, 두부 등으로 간단하게 먹어 점심식사의 영양과 양을 분산해주어야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춘곤증 탈출
스트레칭도 필수적이다. 봄철 유난히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게 느껴지는 이유는 겨울 동안 움츠렸던 근육들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이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처진 어깨와 감긴 눈으로 생활할 수는 없는 일. 이럴 때일수록 운동은 꼭 해야 한다. 물론 급격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실내외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춘곤증에 시달리는 오후 시간에 회사나 학교에서 하루 10분 정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면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는 데 도움이 된다. 점심식사 후에는 실내에 있지 말고 밖에 나가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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