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희망연대가 지난 2일 전당대회를 열고 한나라당과 합당을 의결했다. 지난 2008년 3월19일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 친박연대로 출범했던 미니 정당이다. 박근혜 외곽 정당임을 노골적으로 내세운 친박연대란 당명이 마음에 걸렸는지, 미래희망연대로 바꾸더니 이도 얼마 안가 불과 2년에 그친 단명 정당으로 자멸했다.
전당대회라지만 재적 대의원이 129명이다. 이 가운데 91명이 참석해 만장일치 찬성으로 합당을 의결했다. 이규택 대표는 서청원 전 대표의 무조건 합당 제안에 반발, 지난달 31일 이미 대표직을 사퇴했다. 그는 국민중심연합과의 합당을 주장했다.
한국정치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미니정당의 명멸을 들 수가 있다. 건국 이래 100여 정당이 밤 이슬처럼 생겼다가 아침 이슬처럼 사라졌다. 이렇긴 해도 특정 정치인 성씨를 당명으로 붙인 정당은 없었다. 친박연대가 처음이다. 미래희망연대로 이름을 바꾼 친박연대는 생긴 과정도, 없어진 과정도 코미디다. 미래도, 희망도 그리고 재미도 없는 코미디인 것이다.
궁금한 것은 박근혜의 무반응이다. 자신을 정서적 주군으로 삼은 정당이 당을 그만 두겠다는 데도 아무 말이 없는 것은 나쁘다는 것인지, 좋다는 것인지 종잡기가 어렵다. 분명한 것은 위상이 전 같지 않은 게 객관적 판단이라는 점이다. 한나라당 당내 친박계 계보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관된 네가티브 처신에 식상했다는 것이다. 만약 미래희망연대가 박근혜의 권유로 한나라당에 들어간다면 또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다. 박근혜의 뜻과는 상관없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결별로 보아진다.
그나저나 미래희망연대 소멸로 낭패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미래희망연대로 6·2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해놓고 있는 각급 후보자들이다. 이제 한나라당에 들어가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지지 않아 졸지에 무소속이 될 판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군소정당의 난립이다. 정당 질서를 문란케 하기 때문이다. 보수·진보 양대정당 체제로 뿌리내려야 하는데 현실은 아직도 요원하다. /임양은 본사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