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넣고 지성 빼고'… 통하다 만 퍼거슨의 연막전

맨유,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좌절

불과 일주일전 발목 인대를 다친 웨인 루니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3주 진단을 발표했고, 당연히 훈련에도 제외됐다. 더욱이 경기 전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겠다”며 결장을 예고했다.

 

연막전이 제대로였다. 그러나 루니의 깜짝 선발 카드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행에 실패했다.

 

맨유는 8일 오전(한국시간) 홈구장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전반 3분만에 터진 대런 깁슨의 선제골에 이은 루이스 나니의 연속골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3-2로 이겼다.

 

그러나 원정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던 맨유는 1,2차전 합계에서 4-4 동점을 만들어내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뮌헨에 4강 티켓을 넘겨주고 말았다. 이로써 4년 연속 4강행이 좌절된 맨유는 전날 아스널이 FC바르셀로나에 패해 탈락한데 이어 고배를 마시며 프리미어리그팀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은 뮌헨-올랭피크 리옹(프랑스), 인터밀란(이탈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의 대결로 압축됐다.

 

퍼거슨 감독은 부상 재활중인 루니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시킨 것을 비롯해 ‘젊은 피’ 깁슨과 하파엘 다 실바를 선발로 내보내는 등 깜짝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는 공격력이 좋은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출격했고 박지성은 엔트리에서 빠졌다.

 

퍼거슨 감독의 깜짝 카드는 적중했다. 전반 3분, 루니가 아크 앞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빼준 터치 패스를 깁슨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맨유의 첫 골이 만들어졌기 때문.

 

뮌헨의 수비가 정비되기도 전 추가골도 터졌다. 이번에는 나니였다. 우측 돌파에 성공한 발렌시가의 찔러준 볼을 나니가 골지역 우측에서 감각적인 왼발 힐킥으로 밀어넣은 것. 맨유의 몰아치기는 계속됐다. 전반 41분에는 발렌시아에게 패스를 받은 루니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흘려준 볼을 나니가 오른발슛으로 성공시키며 3-0 스코어를 완성했다.

 

뮌헨은 전반 43분, 왼쪽 돌파에 성공한 이비카 올리치의 골로 한 골을 만회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토마스 뮐러를 불러들이고 고메즈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결국 뮌헨은 후반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이미 전반에 경고 한 장을 받았던 하파엘이 후반 5분 뮌헨의 프랭크 리베리에게 파울을 하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 맨유가 수적 열세 속에서 남은 경기를 풀어가야 했기 때문. 이에 따라 퍼거슨 감독은 후반 10분 루니를 불러들이고 존 오셔를 투입,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반 29분 리베리가 올려준 왼쪽 코너킥을 아르연 로번이 아크 앞에서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망을 출렁여냈고 4강 티켓은 뮌헨으로 옮겨가고 말았다. 뮌헨이 9년만에 일궈낸 4강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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