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로 바꿔라” 전세난 부채질

저금리 지속 집주인들 너도나도 월세 전환 전셋값 폭등·물량 부족… 서민들 ‘이중고’

집주인들이 낮은 금리 등을 이유로 전세를 놓기 보다는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집 없는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20일 세입자 등에 따르면 최근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세 물건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로 금융 수익이 낮아진 건물주나 집주인들이 자신들이 소유한 다가구주택 및 연립주택, 아파트 등의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84㎡(25평형) 아파트에 1억6천만원 전세를 살고 있는 A씨는 임대차계약 만료 1달을 남겨 놓고 집주인으로부터 월세로 전환할 것을 통보받았다.

 

시중금리가 떨어져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고 도배 등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매달 월세를 받는 것이 더 낫다고 집주인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다세대나 다가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천의 50㎡(15평) 다세대에 거주하는 B씨는 4년간 6천500만원 전세로 살다가 최근 임대차 만료를 앞두고 월세로 바꾼다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급하게 주변의 전세 물건을 찾기에 분주했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한데다 최근 전셋가 폭등으로 1~2천만원의 웃돈을 줘야 현재 살고 있는 규모의 집을 얻을 수 있어 앞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1분기 6대4이던 수원시 인계동 주변 전월세 비율은 올해 1분기에는 3대7로 뒤바뀌어 전세난을 실감케하고 있다.

 

수원의 한 부동산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전세금을 받아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월세 수익을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2년 전만 하더라도 전세가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증가, 부동산 시장에 나온 물량 70% 정도는 월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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