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하나 둘 날아드는 청첩장이 결혼시즌임을 알려준다. 5~6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이라면 결혼식장 예약, 신혼여행지 결정, 혼수 등 결혼 준비로 정신없이 바쁠 때이다. 하지만 서두르다 보면 꼭 필요한 사항을 빠뜨리기 쉽다. 고가의 혼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서로의 ‘건강혼수’. 최근 들어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다른 어떤 조건보다 훨씬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건강이 꼽히고 있다. 결혼전 예비 신랑·신부가 꼭 점검해야 할 건강체크 사항들을 알아보자.
혼전 성병 감염은 불임 원인 될 수도
임신 앞둔 예비신부, 풍진검사는 필수
예비 신랑은
혼전 성병 감염은 배우자에게 전염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반드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남성 성병은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여성에게 전염될 경우 자궁, 난소 등에 염증을 일으켜 치명적인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
에이즈, 매독, 임질 등은 초기에 증상이 적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나 병이 진행되면 치료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스스로 불안하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성 접촉이 있었다면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 최근 젊은층에서 늘고있는 전립선염 검사도 필수. 전립선염 자체가 전염되거나 아기를 갖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으로 발전할 경우, 성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비 신부는
풍진 검사는 특히 예비 신부의 필수 항목. 임신 초기 3개월, 특히 임신 첫달에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60%의 태아에서 선천성 기형, 백내장, 심장질환, 귀머거리, 정신박약같은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어렸을 때 풍진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10∼15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결혼전 한번 더 접종하는 것이 좋다. 접종후 3개월간 임신은 금물. 여성이 B형 간염에 감염돼 있는 경우도 태아에게 수직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 결과 보균상태가 아니면서 항체가 형성돼 있지 않다면 결혼전에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
또 수유에 문제가 되는 함몰 유두 치료도 미리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엔 최소 절개로 유관을 보존하는 수술법도 나와 있다. 구강 검진도 필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치주질환이 있는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저체중 미숙아를 낳을 확률이 7배 이상 높다.
이밖의 필수 검진항목
예비부부는 혈액검사와 소변, 위내시경, 상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로 빈혈, 혈액 이상, 간기능 이상, 고지혈증 등의 이상 여부를, 소변검사로는 단백뇨 등 만성 신장병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위내시경이 불편하다고 꺼리는 사람이 많지만, 위뿐 아니라 식도에서 십이지장에 이르는 상복부를 모두 진단할 수 있으니 꼭 검진 받는 것이 좋다. 애주가, 비만자라면 상복부초음파 검사로 간의 종양과 지방간 수치, 췌장암, 담낭결석, 신장결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최근 20대 초반 여성들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니 갑상선초음파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고, 담배를 피우거나 결핵을 앓은 경험이 있다면 저선량 흉부 CT로 폐의 건강도 체크해 봐야 한다.¶기본적인 항목은 보건소에서 예비부부임을 증명하는 서류만 있으면 무료로 검진이 가능하다.보다 더 종합적이고 자세한 검사를 받고 싶다면 예비부부용 맞춤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을 이용하면 된다.
<도움말=송상욱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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