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전국득표율과 가장 유사한 양상을 보였던 안양시는 ‘한국의 뉴햄프셔’로 불리며, 그 선거 결과는 전국적인 선거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호남과 영남, 충청 출신별로 골고루 분포된 인구 비율과 사회학적 구성 비율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전통적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지역으로, 선거 당시 어떤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졌다. 이번 안양시장 선거에는 지난 2007년 12월19일 치러진 재선거에서 겨뤘던 한나라당 이필운 시장과 민주당 최대호 예비후보가 또다시 맞붙어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무소속 손영태 예비후보가 가세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지만 지역정가의 판세분석에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 대결 구도가 전망된다.
지난 재선거에선 득표율 63.3%를 기록한 한나라당 이필운 후보가 36.7%를 얻은 통합민주신당 최대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야권 단일화와 선거 전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년 등 민주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여지가 높아 누구도 쉽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공통 이슈이긴 하지만 안양지역에서도 이번 선거의 변수는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야당의 후보 단일화이다. 민주당 최 예비후보는 함께 경선을 치뤘던 이종태씨와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손영태 예비후보와 연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손 예비후보는 후보단일화 없이 끝까지 경선을 치른다는 입장표명을 명확히 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지난 14일 공천이 확정된 이필운 안양시장이 후보로 나선다. 이 시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청와대, 국무총리실, 중앙부처, 경기도, 일선시·군을 두루 거쳐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전문행정가로 중앙정부를 비롯한 행정부 곳곳에 풍부한 인맥을 갖고 있다.
또 이 시장으로 안양 출신으로 안양초, 서울 양정중·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美American大 대학원(행정학 석사)을 나왔으며, 지난 2004년부터 안양 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화합과 조정능력 등을 보이며 안양시정을 두루 익혔다.
특히 이 시장은 2004년 말께 재계 16위인 LS그룹을 무작정 찾아가 안양으로 본사를 유치하며 인허가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추진력을 보였고, 이는 재계 20위 이내 기업 중 최초로 본사를 서울 이외의 지역에 두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를 통해 안양시는 지난해 LS그룹으로부터 40억원이 넘는 세수를 거뒀으며, 수배에 달하는 파급효과도 얻고 있다.
이 시장은 무한경쟁의 시대엔 경쟁력을 갖춘 부자도시를 만들어 시민의 삶을 향상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를 어떻게 만들고, 누가 실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지향적인 균형있는 지역개발 ▲활력있고 경쟁력 있는 경제도시 ▲꿈과 희망을 키우는 명품 교육도시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문화복지도시 ▲아름답고 안전한 친환경 생활도시를 주요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사실을 놓고 2년 남짓한 짧은 재임 기간으로 전임시장이 벌여놓은 수 많은 사업을 마무리하기에도 벅찼다는 평과 함께 자치단체장으로서 사업 능력이나 추진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민주당
지난 18일 당내 민주당 안양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서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모두 이긴 최대호 예비후보가 안양시장에 도전한다.
최 예비후보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대학원을 졸업하고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연구조교수, 연세대 교육대학원 겸임 교수 등을 역임한 교육 전문가이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 2007년 안양시장 재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결과를 승복하고 이번 선거에 나서기까지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과 사회활동, 정치활동을 펼쳐왔다.
난치병어린이돕기 운동본부 공동대표, 사랑의 집수리 운동본부 본부장, 참여하는 4050연대 공동대표 등 많은 단체에 참여해 봉사활동과 생활체육, 교육분야에서는 물론 안겔루스 오케스트라 총단장으로도 활동하는등 지역활동을 병행했다.
또 그는 민주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민주당 최고지도자과정과 희망제작소 제2기 좋은시장학교 수료 등의 정치수업을 받았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서거시 안양3개 지역 분향소 상주역할,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명운동 주도와 행복도시 원안사수 민주당 결의대회 참여 등 활발한 정치활동도 계속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최 예비후보는 사업을 했던 경험과 능력으로 안양시의 재정자립도와 순가계부채비율을 우량하게 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예산집행을 함은 물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추진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국철1호선 안양구간 지하화 ▲시립노인전문병원 건립 ▲재개발·재건축사업 주민 입장에서 재검토·개선 ▲경기도를 대표할 수 있는 미래인재교육센타 건립 ▲초·중·고등학교 무상급식 실시를 5대 공약으로 꼽았다.
최 예비후보는 안양지역 최대규모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사교육 전문가로 IMF도 극복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행정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소속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인 손영태 예비후보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 4당의 지지를 받으며 무소속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또 안양지역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안양희망연대’에서 지지하는 시민후보와 함께 6·2지방자치희망연대의 좋은 후보로도 선정됐다.
손 예비후보는 17년간 안양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안양시 전반을 통찰하는 안목을 길렀고, 8년간의 노조 경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운영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전 민선4기 안양시장의 관권선거 고발로 당선을 무효 시켰으며, 동안구청장의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으로 관내 구청장 낙하산 인사 제도를 개선하는 등 투명한 공직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일조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 예비후보는 ▲공공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실업자, 비정규직 해소 중소기업 우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와 전통시장, 골목상권 보호 ▲주민80%가 쫓겨나는 뉴타운 NO, 서민 중심의 재개발 추진 ▲친환경 무상급식, 무상 교복 전면 실시와 무상 보육시설 건립 ▲안양교도소 이전과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 청년고용 증대를 주요공약으로 제시했다.
/안양=한상근·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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