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장터

올 봄은 유난히도 힘겹고 더디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새해 첫 출근 날부터 100년 만에 내린 폭설로 교통대란이 일어나고 예년에 없는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한겨울에 뜻하지 않은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농가와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더니만 천안함 사건으로 전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그렇다고 마냥 침울해 하거나 침체돼 있을 수 없기에 분위기도 환기시킬 겸 우리 환경관리과에서는 겨우내 치우지 못한 생활 주변의 쓰레기를 대대적으로 수거하는 한편 시가지를 중심으로 가로변 물청소를 실시했다. 특히 아름다운 기부를 손수 실천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공동체 분위기를 확산하고자 희망하는 참여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상설 나눔장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시도로 지난 17일 포천시자원봉사센터 광장에서 여성단체협의회, 시민안전봉사대, 아름다운가게, 나눔가게, 포천의제21, 세계평화여성단체협의회, 자원봉사센터, 포천시 환경관리과 등 여러 단체가 참여해 나눔장터를 펼쳤다.

 

포천 시가지 중심지에 위치한 자원봉사센터 광장에서 열린 나눔장터는 우선 접근성이 뛰어나며 각 참여 단체별로 차별화된 기획 상품을 가지고 나와 회원 및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홍보로 많은 시민들이 찾아 성황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천연비누 만들기와 페이스 페인팅, 풍선 아트 등 이벤트성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가져가며 흐뭇해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내실을 기하고 홍보만 잘한다면 많은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행사가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졌다.

 

이날 행사장의 물건들은 지극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음에도 순이익금이 130여만원이나 됐다. 수익금은 각 단체별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이고 그 효과가 우리 지역사회에 훈훈하게 퍼져나가리라는 생각에 쌀쌀한 날씨 속에서 행사를 주관하면서도 마음은 따뜻했다.

 

다음 달에는 더 좋은 물품들을 모아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해 절약과 나눔의 미덕을 나누고 동시에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안유진 포천시 환경관리과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