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용기 잃지 않도록 도울게요”

평택 원정초교 학생들 하얀풍선 날리며 영면 기원

“우리가 유가족의 아들·딸이 돼 당신들의 빈자리를 채워 드리겠습니다”

 

천안함 46용사들의 영결식이 열린 29일 故 남기훈 원사, 故 김태석 원사, 故 박경수 상사, 故 김경수 상사의 자녀 6명이 재학중인 평택 원정초등학교 621명의 학생들은 추모글을 담은 종이비행기와 하얀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고인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운구행렬이 학교앞으로 지나가자 리무진 차량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힘차게 날려 보낸 강영운군(12)은 “동생 친구 아버지 남기훈 원사, 같은 교회에 다니던 김태석 원사, 옆동네 아저씨 이창기 준위, 이웃집 아저씨 최한권 원사 등 모두 잘 알고 지내던 분들인데 나라를 지키시다 돌아가셔서 너무 슬퍼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늘로 하얀풍선을 날려보낸 김다예양(11)은 “해군 삼촌들의 용기를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 나라에서는 행복하세요. 사랑해요”라며 “친구들이 학교에 돌아오면 예전처럼 밝게 지낼 수 있도록 잘 해 줄거에요”라고 말했다.

 

故 남기훈 원사의 아들 재현군의 담임교사 이광영씨는 “재현이는 평소 활달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책임감도 강해 솔선수범하는 착한 학생인데 안타까운 일을 겪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을 가슴에 새겨 용기를 잃지 않고 씩씩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재학생 621명 중 2함대 사령부 소속 장병들의 자녀 470여명이 재학하고 있는 원정초교는 학생들이 용맹스러운 천안함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추모의 편지를 쓴 흰 손수건을 학교 앞 도로 소나무에 매달아 숭고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한편 이날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2함대 정문 도로에는 재향군인회와 해병전우회, 시민 수천여명이 고인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현수막과 태극기를 들고 나와 46용사가 떠나는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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