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또 부상 재발… 우울한 시즌 마무리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또 다시 부상 징후가 나타났다. 2010 남아공월드컵을 한 달 앞둔 잉글랜드 대표팀으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루니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끝난 스토크 시티와의 2009-2010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 선발 출장, 팀의 4-0 대승을 도왔으나 후반 32분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다쳤던 루니의 사타구니가 다시 안좋아졌다"면서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월드컵 기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루니의 부상 소식을 접한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루니가 지난 3월31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이래 잦은 부상으로 출장과 결장을 반복해 왔기 때문.

 

특히 지난달 8일 부상 후 일주일여만에 벌어진 뮌헨과의 8강 2차전에 출격을 강행했던 루니는 이후 발목 상태가 안좋아져 리그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왔다. 더욱이 복귀를 앞두고 있던 지난 23일에는 훈련 중 사타구니 부상까지 당해 결장 기간을 늘렸다.

 

루니는 첼시와의 리그 타이틀 경쟁이 절정에 다다르던 지난 3일 선덜랜드전을 통해 복귀했으나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9일 최종전에도 선발 출격했으나 결국 후반 32분 통증을 참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걸어 나왔다.

 

특히 최종전을 앞두고 디디에 드로그바(첼시)와 나란히 2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을 벌였던 루니는 추가골 사냥에도 실패, 위건 애슬레틱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한 드로그바에 득점왕과 함께 리그 우승을 내줬고 여기에 부상 재발까지 안으며 우울하게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그러나 루니의 부상 악재가 호재로 작용한 선수도 있다. 바로 박지성이다. 루니의 갑작스런 교체 요청으로 그라운드에 깜짝 투입된 박지성은 그라운드에 나선지 7분만에 팀의 네번째 골을 뽑아내며 시즌 4호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두 달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박지성은 "대표팀 합류 전에 득점했다는 것은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스토크 시티전 득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카펠로 감독의 근심이 허정무 감독의 기쁨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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