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투사·인권변호사… 인천 바꿀 40代 시장을 꿈꾸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사상 첫 40대 젊은 시장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빈농에서 태어나 20대 시절 대부분을 반독재투쟁과 노동자 인권운동에 바친 뒤 정치권에 뛰어들어 인천을 대표하는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런 그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민주주의 인천상륙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송 후보는 “국회의원 10년 동안 국회 재정위와 보건복지위 활동을 통해 터득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인천 시정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출생과 학창시절

송 후보는 1963년 3월21일 전남 고흥 대서면 소록도 앞 바다에서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조정래 선생의 소설 ‘태맥산맥’의 주무대였던 벌교와 동강 뒷편 산줄기를 지나는 곳에 자리한 고향. 그는 지금도 자연과 정감 있는 사람들, 그리고 편안함을 지닌 그곳을 닮아있다.

 

가난한 살림이었지만 학문을 즐기시던 공직자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으며 초등학교 6학년때 광주로 유학을 나왔다.

 

광주 무등산과 금남로의 기를 받으며 광주 대동고에 입학했으며 당시 겪게 된 광주민주화운동은 역사적 소명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자각을 일깨워줬다.

 

81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 3년 후인 1984년 초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다.

 

당시 연고전을 통해 알게 된 김영춘 고려대 총학생회장(현 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함께 하면서 지금까지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총학생회장 시절 각 대학 총학생회 및 학우들과 함께 민주화운동에 전념하다 1985년 2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다.

 

결국 대학으로부터 제적당하고 한없이 눈물만 흘리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뒤로 한 채 서대문구치소의 차가운 감방으로 향했다.

 

◇결혼과 노동자 인권운동

1986년 대학 재학시절부터 곁에서 용기와 힘이 돼 줬던 남영신씨를 아내로 맞아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미림아파트에 소박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대우자동차 르망공장, 선퍼니처 가구공장, 까치마을 장갑공장, 대진산업 등지에서 근무하면서 근로자들의 아픔과 삶의 애환 등을 함께 느꼈다. 아내에게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형편이었지만 독일 인권재단 도움으로 인천기독교 민중교육연구소를 설립, 부당한 대우를 받는 근로자들의 억울함을 하나 하나 풀어나갔다.

 

1991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시지부 초대 사무국장 당시 운수노조를 결성, 택시 근로자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 사법고시와 정치 입문

근로자들의 인권 침해 심각성을 느끼던 1992년 아내의 도움으로 사법고시에 도전, 2년 뒤인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합격 후 억울하게 구속된 송진섭 전 안산시장 무죄변론 승소, 강간치상죄로 누명을 쓴 택시기사 무죄 판결, 억울하게 숨진 노점상 이종호 손해배상소송 승소 등 500여건의 무료 법률상담과 무료변론 등을 담당하며 가난한 이들을 대변해주는 인권 변호사 활동을 펼친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법을 제정하겠다는 각오로 1999년 계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했지만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한다.

 

그러나 다음해인 2000년 안상수 후보와의 리턴매치 형태로 치뤄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승리를 거두며 국회에 입성한다.

 

제17대와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3선의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중앙 정치무대의 중진으로 성장했다.

 

송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부동산정책을 재정립하고 책임 부서를 분명히 밝히라”고 노 대통령에게 직접 요구하는 등 민생 정책과 관련된 직언을 잘 하는 의원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2002년 열린우리당 대통령 후보 선출대회에서 전국을 일주하면서 사회를 맡아 정치적인 감각을 키웠으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이라크를 방문,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 세계 정치계로부터 주목받기도 했다.

 

386세대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3선 입성에 성공한 송 후보는 당권과 서울시장 등을 거쳐 대권에 도전하는 용(龍)의 포부를 키워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승리 가능성 후보로 그를 지목했고 그는 당의 뜻을 받아 들였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3선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인천시장 후보 자리에 서있다.

 

◇송영길이 꿈꾸는 미래 비전 인천

송 후보가 만들고 싶은 인천은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이다.

 

인천의 핵심 개발 프로젝트인 경제자유구역은 전략적 의사결정기구 설립과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국내·외 법인 입주를 획기적으로 지원,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IT, 바이오, 의료, 물류, 부품소재 등을 인천 경제를 선도할 5대 신성장산업으로 선정해 저가 임대 부지와 연구시설 등에 대한 지원을 구상하고 있다.

 

시장 직속의 중소기업진흥위원회를 신설, 비전 있는 기업 1천곳을 선정해 육성하고 남동공단의 디지털화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 예산 1조원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무상 급식 전면 시행과 질 좋은 일자리 20만개 창출, 어르신과 장애인 등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 등 풍요롭고 화목한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꿈꾸는 인천의 미래 비전을 그릴 수 있는 붓을 집어들수 있을지는 다음달 2일 결정된다.

 

/류제홍기자 jhyo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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