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연구가’ 토니 오
“제게 요리란, 인생 그 자체예요. 저를 행복하게 만들뿐 아니라,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창구이지요.”
최근 부천시 현대백화점 플래티넘 룸에서 만난 요리 전문가 토니 오(본명 오치영·31)는 멋진 외모에 세련된 매너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파스타’서 뛰쳐나온 듯한 훈남 쉐프였다.
‘야경주독’ 이탈리아 유학 10년… 20대 후반 세계 유명호텔서 러브콜
귀국 후 국내 유명 TV 요리프로 섭렵… ‘요리 잘하는 남자’ 유명세
“아버지가 전직 지역신문 기자셨어요. 덕분에 어릴 때부터 많은 것들을 부친으로부터 듣고 자랄 수 있었어요. 요리사의 길로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아버지의 권고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부친인 오대선씨(58)가 ‘인생의 기준점’이었다고 강조하는 토니 오는 어린 시절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역사학자나 고고학자가 꿈일 정도로 세계의 문화와 풍습에 관심이 많았다고.
“이탈리아로 본격적인 음식공부를 떠난 게 벌써 10년전이예요. 그곳엔 제가 상상했던 멋진 쉐프는 없었어요. 요리계의 현실은 눈물 쏙 빼는 고된 훈련의 나날이었죠. 남들이 휴양지서 여유를 느낄 때 저는 종일 불과 기름과 싸우느라 하루가 짧았어요.”
낮에는 학교를 다니며 푸드 스타일을 공부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오직 요리사로서의 꿈을 키웠다.
세계 최고의 쉐프들이 모여 있다는 밀라노의 ‘파크 하얏트’(Park Hyatt) 등에서 요리를 실습하며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 그는 유명 호텔서 러브콜을 수 없이 받았지만 돌연 한국으로 돌아올 결심을 한다. 그때가 20대 후반이다.
“5년여전 한국에 오면 모든 것들이 다 잘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실패했죠. 양산의 한 양계장까지 흘러가 노동일을 하며 단순하게 머리를 비웠어요. 그때 인근에 부모없이 외롭게 살던 아이들에게 만들어 준 파스타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좌절의 수렁서 헤어나지 못했던 토니 오에게 아이들이 해 준 말 한 마디, “형 파스타가 최고예요!”는 그의 요리인생서 받은 최고의 찬사였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는 토니 오. ‘토니스 치킨’이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도 열고, 백화점 문화센터뿐 아니라, 요리 개인 강습까지 가리지 않고 열심히 활동한 결과 ‘요리 잘하는 훈남’이란 입소문이 바람처럼 번져갔다.
점차 유명세를 탄 토니 오는 ‘총각 요리사’라는 닉네임으로 공중파에서 가수이자 요리사인 알렉스(추헌곤)와 요리대결을 펼치며 소위 스타 요리사의 반열에 오른다.
또한 SBS TV ‘토요특집 출발 모닝와이드’선 ‘토니 오의 맛있지 아니한가!’를 통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요리 퍼레이드를 펼치는 고정코너르 진행, ‘토니 오’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인생에 도전할 것들이 많다는 토니 오. 다음번에 그가 도전할 것은 제대로 된 ‘전문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서는 것이다.
“빅마마(이혜정) 등 스타 요리사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영국의 ‘제이미올리버’(Jamie Oliver·36·로컬푸드 운동가)처럼 하나의 문화아이콘으로 요리사가 대접받기 위해선 문화파급력을 지니는 사회인사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토니 오는 요즘도 자주 그의 부친과 산에 오른다. 그리고 “정상에 섰을 때 조차 다음 봉우리를 생각하라”고 했던 아버지의 조언을 되새긴다. ‘요리’라는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이 험난하겠지만 꿈이 있어 행복하단다. /권소영기자 ks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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