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만의 도전' 북한, 죽음의 조 뚫을까?

무려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았다. 게다가 북한 축구대표팀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해외 언론들도 북한을 '의문(mystery)의 팀'으로 표현한다. 그만큼 알려진 것이 없다.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섣불리 북한의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이유다.

 

북한은 조별리그 G조에서 브라질과 1차전, 포르투갈과 2차전, 코트디부아르와 3차전을 치른다. 브라질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랭킹 1위다. 카카(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호비뉴(산토스)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버틴 포르투갈 역시 세계랭킹 3위이고 디디에 드록바(첼시)의 코트디부아르도 27위다. 106위인 북한이 승점 1점을 따기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의 장점은 바로 조직력이다. 북한은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에 가까운 기간 동안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프랑스, 터키 등 유럽과 개최국 남아공 뿐 아니라 칠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지역까지 날아갔다. 또 스위스를 거쳐 격전지 남아공으로 들어간다. 비록 홍영조(FK로스토프), 정대세(가와사키), 안영학(오미야) 등 해외파들이 초반 전지훈련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8개월이란 시간 동안 조직력 하나만은 어느 팀 못지않게 만들었다.

 

또 수비에 치중한 뒤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도 북한이 쉽게 패하지 않는 이유다. 정대세를 최전방에 세우고 홍영조와 문인국(4.25)이 뒤를 받치던 북한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승3무2패(승점 12점)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을 제치고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여기에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챌린지컵에서 북한을 우승으로 이끈 J-리거 량용기(베갈타 센다이)의 합류 가능성도 커졌다.

 

예전과 달리 해외파가 가세하고 또 김정일 정권의 유례없는 지원까지 받은 북한 축구대표팀. 과연 '죽음의 조'를 통과해 44년 전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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