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국내 프로야구 누적 관중이 1억명을 돌파했다. 지난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행운의 1억명 째 관객으로 평생 입장권 등을 탄 주인공은 안백철군(13·갈산중1)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프로야구 출범 28년 2개월3일만에 1만3천865게임을 치렀다.

 

돌이켜 보면 1982년 3월27일 프로야구가 시작됐던 당시에 비해 금석지감을 금할 수 없다. 프로야구는 전두환 5공 정권의 산물이다.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가 많았던 당시 국민사회의 회의심을, 스포츠로 희석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 프로야구다. 88서울올림픽 역시 마찬가지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다.

 

5공 정권이 재벌들에게 프로야구단 창단을 강제적으로 할당시킨 것이 프로야구 출범의 배경이다. 관객 동원의 성공 여부도 미지수였다. 물론 야구계는 프로야구 창설을 환영했으나, 실업단 선수들을 프로야구로 바꾼 그 얼굴이 그 얼굴이어서 과연 프로의 흥행성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서막을 연 프로야구는 대성공이었다. 흥행이 걱정됐던 프로야구가 막상 스포츠 팬들의 인기를 끈 덴, 실업단 선수에서 프로 선수로 얼굴을 바꾼 김봉연·김재박·장효조·이만수·박순철·최동원 등 초대 스타 플레이어들의 눈부신 활약이 컸다. 물론 이밖의 다른 선수들도 기여가 많았다. 프로야구 초대 선수들은 아마추어급인 실업단 선수에서 프로선수로 전향하면서, 프로답게 변모된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피눈물 난 심신 양면의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전두환 정권의 강권으로 마지못해 프로야구단을 만들었던 재벌들이 뜻밖의 재미를 보게 되자, 뒤이어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이 는 사실이다. 그러나 팀 창단에 제한을 두게되어 기존의 프로야구 창단이 프리미엄화한 복덩어리가 됐었다.

 

누적 관객 1억명은 어마 어마한 수다. 국내 인구 4천800만명 중 경기장 관객 대상을 약 절반으로 잡아도 1인당 4회 이상 찾은 셈이다. 더욱 아이러니컬 한 것은 독재 권력이 만든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뿌리 내린 사실이다. 국내 프로야구 역사도 이제 30년을 앞두고 있다. 성숙된 연륜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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