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재임 중 조례를 열댓건이나 발의해 만든 성실파 의원은 낙선했다. 술자리나 만들고 노래방이나 찾아 떼거리로 휩쓴 사람은 당선됐다.
기초·광역의원은 국회의원보다 일하기가 더 어려운 지방선량이다. 국회의원은 교섭단체에서 하자는 대로 하면 그만이지만 지방의원은 그것이 아니다. 지역주민의 살림살이, 지역사회의 골목 사정까지 꿰뚫어봐야 하는 것이 지방의원이기 때문이다. 이러므로 해서 주민자치, 생활자치가 가능하다.
그러니까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몰라도 가방이나 들고 다니며 고액 연봉을 타먹는 건달의원이 있을 수 있지만, 지방의원 특히 기초의원의 경우는 건달의원이 있으면 티가 나기 마련이다.
제5기 수원시의회 재적의원 34명 가운데 여야 초선이 절반인 17명이다. 이런 물갈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건달의원의 출현 우려다. 해가 갈수록 복잡다단해가고 있는 것이 자치단체의 복합행정이다. 이런 기초자치행정의 기능에 부응키 위해서는 집행부를 견제할만한 의회의 전문 식견이 필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은 없다. 시·군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모르면 공부해가며 연구하면 된다. 그런데 공부는 게을리하면서 모의 작당이나 해가며 염불보다 젯밥에 눈독 들이는 지방의원이 없다할 수 없다. “일 잘한다고 뽑히는 것이 아니다”란 말이 이런 사람들 입에서 나온 소리다.
흔히 ‘집행부가 의회를 경시한다’는 지방의원의 불평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아는 것은 없이 큰 소리만 치니까 무시당하는 것이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로부터 내심 우러 나오는 존경심을 받으려거든 집행부를 압도하는 실력을 갖추면 존경하지 말라 해도 존경한다.
경기도의회도 그렇고, 도내 시·군의회 역시 물갈이 폭이 많아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 우려하는 시선이 없지 않다. 일리가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말도 있다. “초선이라고 꼭 일 못하는 것도 아니고, 다선이라고 꼭 일 잘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한다. 요컨대 핵심은 지방의원 개개인의 자질과 소양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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